남용 LG電 부회장 "3조6천억 신규 투자"

비상경영 기조 유지…2012년 전자업계 글로벌 톱3 도약

일반입력 :2010/01/07 13:46    수정: 2010/01/07 16:17

류준영 기자

LG전자(대표 남용)가 신규투자 규모를 1조원 증액한 3조6천억원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큰 폭으로 상향된 59조원으로 조정됐다.

LG전자는 매년 두 자리수 성장률을 지속, 2012년까지 전자업계 브랜드 '톱(TOP) 3' 진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4대 중점과제도 제시했다. 사업기준 환율은 1천150원으로 책정됐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 개막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운영환경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핵심역량인 연구개발(R&D)과 브랜드, 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 투자는 지난해 1조7천억보다 4천억 증가한 2조1천억원, 시설투자는 9천억보다 4천억원 늘어난 1조5천억원이 배정됐다.

이에 대해 남용 부회장은 태양전지시설 증설 및 인도 등 해외법인 생산확대로 시설투자가 늘어나고 차세대 이동통신, 스마트TV, 3D,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 활동이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과거 3년이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기회를 실현,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매해 6조, 7조원씩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단순히 신규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보여 M&A(기업인수합병)도 중요 전략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날 밝힌 ROIC(투자 대비 수익) 목표는 20% 이상으로 3년 전 10% 보다 2배 이상 높다. 때문에 기존 비상 경영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2010년 4대 중점추진과제 제시

남용 부회장은 올해 4가지 핵심 추진 과제로 '1등 LG 구현' '포트폴리오 재구축' '이노베이션' '글로벌화'를 꼽았다.

그는 올해가 포스트 리세션의 중대 기로이면서, 경쟁사들의 시장확대전략 강화, 중국기업의 급부상, 원자재가격 상승 등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4대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하게 됐다라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먼저 1등 LG 구현을 위해 LG전자는 사업본부와 지역본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남 부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비즈니스리더(RBL)를 전진 배치해 협력과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또 B2B 사업과 신사업 확대 등의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서유럽 등 B2B 전략국가를 거점으로 상업용 에어컨과 디스플레이 영업력 강화와 함께 태양광전지사업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서 에어컨 사업본부(AC)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각 사업본부가 해외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RBL(Region Business Leader)을 지역별로 전진 배치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남 부회장은 애플 사례를 통해 '이노베이션'을 강하게 주장했다. 애플 특유의 열려 있고 협력하는 문화가 이노베이션을 가능케 하고 이것이 노하우(Know-How)보다 노웨어(Know-Where)를 강하게 한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백화점을 지어 팔아왔지만 애플은 백화점에 매장을 입점시켜 팔아온 셈이라며 하드웨어의 경쟁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게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가 3~5년 이내에 반드시 승부를 내야 미래 생존이 가능하며, 현 사업구조를 잘 다듬고 마케팅에 투자하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그칠수 밖에 없으므로 끊임없는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남 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B2B,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을 꼽았다.

글로벌 작업 지속

남용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이끌어온 글로벌 작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예컨대 연말 조직 개편에서 5명의 현지인이 법인장으로 선임됐고, 총 10여개 법인에서 현지인을 최고운영자(COO)로 두고 있다. 또 이들은 차기 법인장 후보로 육성중이다. 이들 지역도 현지인 법인장 체제로 순차 전환될 계획이다.

현장 인재를 중용하더라도 파견 주재원들의 역할과 업무분야는 보다 더 늘어난다. 현재 1천200여명의 주재원은 3년 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업기회와 규모가 커짐에 따라 주재원들의 자리도 그만큼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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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부회장은 또 주요 국가 판매법인의 경우 현지인 법인장 COO는 물론 마케팅 및 전략, 공급망관리, HR 분야 등에서 현지 최고 수준의 인재를 뽑아 각 기능별로 최고 팀을 꾸릴 계획이다.

남 부회장은 각 지역 인재들이 선망하는 회사가 되고, 영입한 이들이 높은 성과를 내면 브랜드와 회사가치가 높아지는 선순환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