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대항마로 손꼽히는 옴니아가 3색 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의 'T옴니아2'에 이어 KT와 LG텔레콤도 곧 옴니아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처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옴니아폰을 내놓는 것은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스마트폰시장이 20%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고 내년에는 이러한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지난달 28일 KT가 출시한 아이폰의 영향으로 점점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올해까지 스마트폰 사용자가 73만명에 이를 것이고, 내년에는 174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대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면, 삼성전자의 옴니아는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통한 초기 시장 활성화 요인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옴니아 시리즈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을 통해 'T옴니아'가 출시된 이후 16만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스마트폰계의 국가대표. 이후 1년여 후인 지난 10월 16일 출시된 'T옴니아2'는 현재 7만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폰을 출시한 KT 역시 옴니아를 차세대 전략폰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KT는 이달 초부터 기업시장을 대상으로 '쇼옴니아' 출시를 시작했고, 이달 20일 전후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옴니아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KT는 자사의 스마트폰 전략을 이끌어 갈 핵심 단말기로 쇼옴니아를 내정한 상태라 향후 시장내 전략적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 지 주목되고 있다.
LG텔레콤도 '오즈옴니아' 출시를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9일 LG텔레콤은 오즈옴니아 예약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 2천10명의 예약가입자들은 오는 21일 제품을 받아 개통할 수 있으며,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초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대표 스마트폰 이미지 굳히기’
통신3사 모두 삼성전자의 옴니아를 선택해 기능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사업자 마다 자사의 특화폰을 통해 강조하는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SK텔레콤의 T옴니아2는 옴니아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다. T옴니아까지 합친다면 23만여대가 팔렸고, 최근 보조금 인상으로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대항마'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심는 등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도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콘텐츠 활용성면에서는 지난 9월 오픈해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픈마켓 'T스토어'가 경쟁력을 갖는다. 아직 윈도 모바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수백건에 불과하지만, SK텔레콤의 마케팅 파워와 시장점유율 50.5%에 달하는 폭넓은 잠재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주력 스마트폰 모델임을 강조해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옴니아폰이라고 하면 SK텔레콤을 연상한다.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과 마케팅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라며 내년 상반기 안드로이드폰 출시 이후에도 국산 프리미엄폰인 T옴니아2를 통해 선도적인 이미지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KT, ‘무선네트워크 강조, 차세대 전략폰’
KT의 쇼옴니아의 가장 큰 특징은 무선 네트워크 활용성이다. 세계최초의 3W폰으로 3G 이동통신망(WCDMA)는 물론 와이파이와 KT의 와이브로망까지 활용할 수 있다. KT의 모바일 오픈마켓 '쇼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와이파이 및 와이브로망을 통해 무선데이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집안과 도심지의 네스팟존에서 무료 와이파이망을 제공하고, 내년 3월까지는 수도권 및 주요도시의 와이브로망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쇼옴니아는 지상파DMB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모바일IPTV 개념을 도입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이브로 기능을 탑재하면서 슬림한 두께를 유지하려는 디자인적인 목적도 있다.
이경수 KT 전무는 쇼옴니아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를 선보이고자 한다며 DMB 기능을 대체하고 모바일 멀티미디어 콘텐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IPTV 개념이 도입됐다. 내년 3월 이후에도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하는데 비용적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쇼옴니아는 사용자화면(UI)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를 통해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폰이 일부 매니아층을 위한 스마트폰이라면, 쇼옴니아는 나머지 대다수 휴대폰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포스트단말기로 마케팅할 방침이다.
김성철 KT 상무는 쇼옴니아폰의 UI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통신사의 경험을 살려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한 살렸다. 이른바 능동형 UI를 통해 스마트폰은 사용이 복잡할 것이라는 편견을 없앨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 ‘일반 휴대폰의 확장 개념’
3사 중 가장 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LG텔레콤은 '오즈옴니아'를 내세웠다. 오즈옴니아는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윈도 모바일 6.5 OS로 구동되어 데이터 처리속도와 안정성 부분에서 뛰어나다. 또한 기존 스마트폰과는 달리 일반폰의 모바일인터넷 사용고객에게 익숙한 위피(WIPI) 플랫폼도 탑재돼 있다.
위피 플랫폼 탑재는 기존의 모바일 콘텐츠를 별도의 개발작업 없이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인터넷 직접 접속 외에도 LG텔레콤의 오즈웹서핑과 왑(WAP)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경쟁사와 달리 자사의 모바일 오픈마켓이 없는 LG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S 마켓플레이스'로 아쉬움을 달랬다. LG텔레콤 측은 위피 기능이 탑재돼 있어 일반 휴대폰처럼 기존 콘텐츠를 똑같이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의 한 고위 관계자는 LG텔레콤이 경쟁사에 비해 스마트폰 부분에서는 뒤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위피 기능을 통해 기존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고, 특히 전략적 제휴를 통해 킬러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스마트폰 자체를 강조하기 보다는 일반 휴대폰의 확장된 개념으로 가겠다는 LG텔레콤만의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옴니아 통해 '통신 3사 경쟁판도' 투영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통신 3사의 옴니아폰 보조금과 요금은 엇비슷한 수준이다.
LG텔레콤 오즈옴니아의 경우, 24개월 약정으로 OZ스마트폰 요금제와 더블요금제를 결합한 월 4만5천원에서 8만5천원의 기본료를 선택하면, 최고가 24만원에서 무료까지 구입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T옴니아2는 최근 아이폰 출시 이후 보조금을 인상해 역시 무료 구입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월 3만5천원에서 9만5천원까지 정액제 중 9만5천원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T옴니아2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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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쇼옴니아의 보조금 수준과 요금제를 공개하지 않은 KT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아이폰도 월9만5천원 기본제에 가입할 경우 무료로 구입이 가능하다. 또 아이폰과 쇼옴니아를 KT의 전략폰 양대 축으로 가져가고, 경쟁사와의 경쟁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거나 다소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다.
개화기를 앞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통신 3사는 '옴니아'라는 상징적 단말기를 통해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3사의 스마트폰 경쟁은 기존 경쟁구도의 축소판이자 후발사업자에게는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SK텔레콤의 수성, KT의 판도뒤집기, LG텔레콤의 현상유지 전략이 향후 스마트폰 경쟁 추이에 따라 투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