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에 DMB업계 '전전긍긍'

'DMB냐 모바일IPTV냐' 선택의 기준 제시할 듯

일반입력 :2009/12/07 16:21    수정: 2009/12/08 10:46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한 아이폰 열풍 속에 DMB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아이폰에 DMB 기능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인기 인해 지상파DMB 단말기의 보급속도가 급속히 꺽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DMB의 올해 보급량은 2천500만대로 추산되며, 휴대폰 비중이 61%로 절반을 넘겼다. DMB의 승승장구에 있어서 휴대폰이 에이스 역할을 한 것.

이런 가운데 휴대폰 사용자들이 DMB 기능이 없는 아이폰으로 넘어가고 있기에, 장기적으로 DMB 파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DMB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아이폰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최근 DMB 기능이 없는 외산 단말기의 확산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DMB 기능없는 휴대폰 인기에 '울상'

DMB 업계 우려의 본질은 DMB 기능이 빠진 외산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될수록 시청자수가 줄어든다는데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DMB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층으로 잠재적 가치가 큰 고객군이다. 더구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TVU'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하면 DMB가 아니더라도 TV를 볼 수 있다. 스트리밍 방식을 이용하면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방송을 볼 수 있다. 결국 DMB의 소구력은 더욱 떨어진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측은 아이폰과 같은 DMB 미탑재 스마트폰의 증가에 대해 현재로서는 사용자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아이폰 열풍은 고객이 DMB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와이파이를 통한 동영상 스트리밍을 택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상파DMB 업계는 현재 휴대폰 신규 구매자에 한해 개통비를 징수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DMB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수익모델 확보 방안 가운데 가장 큰 이슈다. 하지만 DMB 탑재 휴대폰이 줄고 구매자마저 줄게 되면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영향은 방송사업자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국내 DMB칩 제조업체들도 혹시 수요침체라는 유탄을 맞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국내 휴대폰 90%에 탑재된 DMB칩을 생산하고 있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는 외국산 스마트폰의 판매증가는 아직까진 가시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국산 휴대폰이 적게 팔릴수록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폰 외에도 DMB 기능이 빠진 스마트폰 모델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외국산 스마트폰은 7종이 국내에 출시돼 22만대가량 팔렸다. 이 중 아이폰이 이미 7만대 이상 판매됐고, 노키아의 6210모델과 5800모델이 6만대 정도 팔렸다. 블랙베리가 2만대, HTC의 터치듀얼과 터치다이아몬드가 4만대,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이 3만대가량 판매됐다. 아직은 전체 휴대폰 시장 비중에서 미약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이폰 열풍과 함께 외국산 스마트폰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KT, 쇼옴니아에 DMB 미탑재…'모바일IPTV' 개념 도입

이외에도 KT가 이달 중순 일반 소비자에게 출시할 삼성전자 쇼옴니아폰의 경우도 DMB 기능이 빠져있다. 지특위 관계자는 아이폰 인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산 스마트폰에서 DMB 기능이 빠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쇼옴니아폰에는 DMB 대신 와이브로와 와이파이 망을 통한 '모바일IPTV' 개념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최초의 3W(WCDMA, 와이브로, 와이파이)폰으로 경쟁 스마트폰과 차별화에 나선 KT의 전략적 선택이다. KT 관계자는 실시간 동영상 기능을 넣은 것은 와이브로망을 활용한 모바일IPTV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또한 DMB 기능을 추가할 경우 단말기가 두꺼워져 디자인적인 측면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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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분간 DMB 기능이 대거 제외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KT 관계자는 DMB 기능을 일부러 제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출시되는 단말기에서 이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G텔레콤의 관계자는 DMB 기능은 이제 필수 기능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휴대폰 안에 DMB와 와이파이 기능을 모두 넣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아직 내년 출시될 휴대폰의 정확한 스펙이 나오진 않았으나 현재로선 DMB기능을 제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