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2, 공짜폰 될까

통신사간 경쟁으로 가격인하설 모락모락

일반입력 :2009/12/04 11:49    수정: 2009/12/09 10:02

김효정 기자

KT의 아이폰 출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고가의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판매량 상승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가 통신사의 저가 공급정책이 주된 원인이라며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과 T옴니아2 등 각사의 스마트폰 대표모델에 대한 보조금 경쟁 심화로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옴니아 시리즈로 국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판매가 급증하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다.

KT가 당초 예상과 달리 아이폰에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나서자, SK텔레콤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T옴니아2의 보조금을 25만원 가량 인상했다. 이에 따라 단말기 단가상으로 가장 비싸야 할 최신 스마트폰이 일부 고사양 휴대폰 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T옴니아2 판매를 시작한 지 한달여만에 보조금을 추가인상하면서 기존 구매자와 신규 구매자간의 형평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T옴니아2는 9만5천원의 월정액 요금제에 가입하면 공짜로 받아 볼 수 있다. 아이폰 역시 3GS 16GB 모델의 경우 9만5천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실구매가가 0원인 '공짜폰'으로 출시된 상태이다.

양사 모두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제 살 깎아먹기식 보조금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서 마케팅 차원에서 보조금 정책이 변하는 것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추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인상으로 마진율이 낮아진다고 해도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일반 가입자보다 데이터 ARPU(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가 2배 가량 높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우량고객 확보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보조금은 경쟁이 치열해 지면 지금보다 더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KT, 옴니아2 시리즈 '쇼옴니아' 보조금↑ 가능성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는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 없게 됐다. 애플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불리한 조건임에도 아이폰을 독점 출시한 이유는 이통 시장에서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강공으로 쉽게 벽을 뛰어넘을 수 없게 됐다.

KT 관계자는 합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통부문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폰 출시는 무선인터넷 경쟁우위를 점해 시장점유율에 변화를 주고 SK텔레콤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 이슈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특성상 공짜폰 경쟁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 통화료가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단말기 가격 보다 서비스와 요금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KT는 아이폰에 이어 이달 중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략 스마트폰인 쇼옴니아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단말기는 SK텔레콤의 T옴니아2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옴니아2 시리즈의 하나다. KT는 SK텔레콤이 T옴니아2의 보조금을 인상한 데 대해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보조금 책정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과의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 질 수록 쇼옴니아폰도 공짜폰 수준의 보조금을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옴니아2 '공짜폰' 프로모션 진행?...웃음짓는 삼성전자

역시 옴니아 시리즈로 LG텔레콤이 출시할 예정인 '오즈옴니아'도 업계에서는 가입방식에 따라 공짜폰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 상황과 이에 따른 스마트폰 보조금 추이에 따라 보조금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옴니아 시리즈 판매가가 공짜폰 수준으로 내려가는 추세에 대해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웃음을 짓고 있다. 아이폰에서 비롯된 보조금 경쟁으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휴대폰 제조원가가 판매단가의 절반 이하 수준이고, T옴니아2 보조금 인상에도 삼성전자는 4만원 정도의 출고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부담이 없다. 앞으로 KT와 LG텔레콤이 옴니아폰을 출시하면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일부 휴대폰 매장에서는 스마트폰 판매촉진을 위해서 일정기간 동안 프로모션을 통해 옴니아2를 공짜로 판매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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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옴니아2의 경우 최근 아이폰 출시로 주춤하고 있다. 보조금 인상으로 분위기가 다소 좋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아이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옴니아2 역시 과거 삼성의 햅틱폰 프로모션처럼 일정기간 동안 요금제와 상관없이 공짜폰으로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옴니아2의 보조금이나 프로모션에 대한 부분은 삼성전자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이는 SK텔레콤의 보조금 정책과 밀접하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