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유료화 분위기 확산을 위해 구글을 버리고 MS와 손을 잡으려 했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작전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다.
AP통신은 30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MS가 뉴스코퍼레이션에 콘텐츠 노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뉴스코프는 그동안 검색결과에 자사 뉴스가 노출되는 만큼, 구글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미디어들의 수익은 악화되고 있는데도 구글은 무임승차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었다. 뉴스코프는 구글이 요구를 거절하자 MS와 손을 잡고 빙에 뉴스를 공급하는 대신 대가를 받기 위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및 일부 신문은 최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뉴스코프의 기사가 구글 검색결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조건으로 MS로부터 돈을 받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P보도는 이같은 상황을 뒤집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MS가 현재 자사의 검색엔진 서비스인 빙을 통해 AP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언론사 기사를 노출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 빙은 기사, 사진, 동영상 등 구글과는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꼭 뉴스코프와 계약을 성사하겠다는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사들이 구글에 등을 돌릴수록 MS에는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다. 빙은 구글에 등을 돌린 언론사를 우군으로 얻어 구글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검색결과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빙에 비해 6배나 많은 검색양을 다룬다. 이 결과 구글은 검색광고 판매를 통해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 들인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샤 반보스커크 애널리스트는 "MS가 일부 언론사 기사를 독점으로 노출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 해도, 이를 사용자에게 알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러나 이 조차도 이미 사용자들의 '구글 습관'을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보스커크 애널리스트는 "현실은 사람들이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로 접속하는 것에 훈련돼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영향력 무시 못해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언론사들이 신문 인쇄로 인한 비용을 충당하지 못함에 따라 트래픽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조차도 인쇄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
언론사의 최대매출원인 인쇄광고는 3년째 폭락하고 있으며, 가장 침체기였던 1987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익스페리언힛와이즈에 따르면 언론사 웹사이트 클릭수의 21% 이상은 구글로부터 유입된 것이다. 반면 페이스북, 야후, 드러지리포트 보다도 적은 단 2%만이 빙에서 유입됐다.
언론사들이 쉽사리 구글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윌리엄 딘 싱글턴 미디어뉴스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구글과 맞서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구글이 우리 사이트로 사용자들을 유도하고, 수익을 거둬 들이도록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뉴스그룹은 덴버포스트, 산호세 머큐리 뉴스를 비롯한 50개 이상의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다. 싱글턴 부회장은 현재 AP통신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싱글턴 회장은 미디어뉴스그룹에 속한 요크데일리레코드와 엔터프라이즈-레코드를 구글 검색에서 제외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신문은 남겨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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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구글과 제휴하지 않은 언론사들도 있다. 이들은 한푼도 지불하지 않고 단지 검색엔진 성능에 의존해 자사 신문 기사와 사진을 보여주는 구글에 반기를 들고 있다. 구글 검색을 통해 자사 사이트에 들어와 기사 한개만 달랑 읽고 떠나버리는 사용자들에게도 불만이 많다.
제임스 모로니 댈러스모닝뉴스 발행인은 "트래픽 대다수는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공중에 흩어질 뿐이다"며 "이런 형태는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한달에도 여러번 우리 사이트로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