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음성통화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해 가기 시작했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메가트랜드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이다. SK텔레콤이 T옴니아와 T스토어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다음달 1일 KT가 쇼옴니아와 쇼앱스토어를 출시한다. 특히 KT는 오는 28일 아이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격랑이 예상된다. 출시를 앞두고 예약판매 하루 만에 2만여대 이상이 사전예약돼는 등 사용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었다. 포화된 음성 시장이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이통사는 무선데이터 매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3세대(3G)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소비자 기반도 마련됐다. 그리고 앞으로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시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콘텐츠 확보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4일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커뮤니케이션 비전 2009 컨퍼런스'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도래했음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삼성전자와 블랙베리로 잘 알려진 리서치인모션(RIM)이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알렸고, KT와 SK텔레콤 등 주요 이통사업자는 통신사-개발자-사용자가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는 모바일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전파했다.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 차이 줄어든다
김종인 삼성전자 상무는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의 차이를 줄이고 있다며 주로 업무용으로 사용되던 스마트폰이 일반 소비자 시장을 파고 들면서 이미 전체 사용자 중 4분의3이 일반 소비자층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1억500만대였던 전세계 스마트폰 규모가 내년에는 100% 이상 성장한 2억1천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자사의 대표 스마트폰 모델인 '옴니아'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그동안 기대주로만 머물던 스마트폰이 주요기기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모바일광고 회사인 애드몹의 존 래거링 부사장도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을 낙관했다. KT 아이폰의 출시와 향후 안드로이드폰 출시 계획을 고려했을 때, 향후 1~2년 새 300~400만대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는 한국에서도 모바일광고 시장이 서서히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래거링 부사장은 일본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도 단기간에 아이폰 가입자가 200~300만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10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모바일 콘텐츠 사용빈도가 높아 타깃광고층이 형성돼 모바일광고 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앱스토어, '모바일 생태계 구축 중'
이와 함께 한국형 오픈마켓 시장도 점차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아직 단말기 라인업과 마케팅 부족으로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을 선두로 KT가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오픈한 'T스토어'를 차세대 무선데이터 사업의 핵으로 내세우면서 T아카데미, 전용펀드 구성 등 개발자 지원 정책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수혁 SK텔레콤 상무는 오픈마켓 생태계에서는 롱테일의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며 T스토어는 다양한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발자와 구매자가 주도하는 시장을 만들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또한 다음달 1일 쇼옴니아폰 출시와 함께 '쇼앱스토어'를 공식 오픈한다. 700여개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해 놓은 KT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와이브로망을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통해 데이터 통화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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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KT 전무는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요금제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무선인터넷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한 서비스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폰 출시에 대해서 현 시점에서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아이폰 보급은 적절했다. 그러나 종국적으로 국내 사업자와 콘텐츠개발자(CP)가 협력해서 아이폰을 능가하는 모바일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