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불공정 분쟁, 엔비디아까지 가세

젠슨황 CEO,

일반입력 :2009/11/16 18:31    수정: 2009/11/16 22:44

이재구 기자

'가격후려치기, 끼워팔기, 계약된 라이선스 무시....’

인텔과 AMD간의 컴퓨터 프로세서 관련 분쟁에서 나온 단어가 아니다. 그래픽 칩시장의 2위인 엔비디아와 인텔 간에 벌어진 시장관행 관련 표현이다.

이러한 가운데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고객을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향배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AMD가 제기한 컴퓨터칩 불공정비즈니스 소송의 불길을 12억5천만달러로 간신히 진화한 인텔에게 다음 불씨는 엔비디아로부터 튈지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씨넷은 15일(현지시간) 인텔이 그래픽칩셋 시장에서도 2위 엔비디아를 큰 격차로 따돌리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온갖 불공정한 비즈니스 관행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칩셋 시장에서의 인텔의 불공정 비즈니스관행의 내용은 가격,끼워팔기, 합의 무시 등 인텔-AMD 소송건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인텔은 엔비디아와 칩셋버스 설계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기간 중임에도 인텔 신제품 네할렘용 그래픽칩 개발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시장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의 그래픽칩셋 공급경쟁이 붙을 때 가격을 후려치는 관행도 지적됐다. 톱합칩셋이란 이름으로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을 함께 팔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로 인해 인텔의 오텔리니가 마피아의 두목처럼 행세하고 있는 모습을 풍자한 만화가 엔비디아의 '인텔인사이드(intel insides)' 웹페이지에 나돌고 있을 정도다.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통합그래픽칩셋을 포함한 올해 전체 그래픽칩셋 시장규모는 1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인텔 통합칩셋 끼워팔기로 점유율 높였나?

엔비디아는 인텔이 수년 째 그래픽칩셋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과시해 온 가운데에서도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엔비디아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개별소자에서 강자이며 그래픽칩시장에서 선두그룹으로 활약해 왔다. 그러나 인텔에 밀려 엄청난 차이로 시점유율 2위를 차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인텔이 모든 프로세서를 통합한 이른바 통합그래픽칩셋공급을 통해 영업해 이같은 점유율을 끌어내 왔다고 주장한다.

이를 보는 엔비디아에게는 인텔을 볼 때마다 MS가 운용체계(OS)인 윈도를 공급하면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끼워팔아 넷스케이프를 파국으로 몰아간 것이 상상될 만도 하다.

그래픽칩 시장 조사업체인 존 페디 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들어 인텔은 그래픽칩시장에서 지난해 동기의 49%를 넘는 5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지난해 3분기의 28%에서 올해 24%로 오히려 떨어졌다.

이 격차는 통합그래픽칩셋만으로 볼 때는 더욱더 커진다.

존 페디 리서치사의 존페디사장은 “인텔은 노트북용 통합그래픽칩 시장에서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무자비한 덤핑도 예사“

이같은 방식의 영업에 대한 엔비디아의 감정은 자사의 ‘인텔인사이드’라는 웹사이트에 인텔의 폴 오텔리니 CEO를 풍자한 만화에서 적확하게 표현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의 칩셋시장 점유율수치는 인텔의 번들링 정책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AMD가 이달초 뉴욕검찰에 소송을 했을 때 사용한 ‘당근과 채찍 전략’이란 표현과도 같다는 것이다. 그동안 인텔이 자사의 칩셋을 컴퓨터회사에 팔기위해 회유와 압력행사 등 양쪽으로 업체에 자사의 칩사용을 강요해 왔다는 주장의 비유적 표현과 같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인텔이 그래픽칩셋과 관련, 두 개의 전선에서 경쟁을 방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하나는 급성장하는 넷북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선이다. 여기서 작고 비싸지않은 랩톱용 칩셋은 전통적으로 350달러의 가격에 팔렸다. 이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인텔의 통합그래픽칩셋과 경쟁하면서 자사의 이온칩셋을 팔고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인텔의 아이온칩셋에 대한 공격은 그래픽칩셋 경쟁사들로부터 받은 공격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었어요. 그들은 세 개의 칩으로 구성된 아톱칩셋을 25달러에 제공했지요. 그러나 아톰의 원칩이 아이온과 함께 사용되면 45달러에 팔곤 했어요”라고 폭로했다.

그는 “고객은 칩셋을 다시 팔아서 그대신 이온칩을 사용할수도 없어 인텔의 번들가격정책을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CEO 추가 조치 취하겠다“.젠슨황 CEO는 인텔의 관행에 대해 “우리 회사는 계속성장할 것입니다.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필요한 추가 행동을 취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가격 후려치기란 지적에 대해 반박한다.

인텔의 척 멀로이 대변인은 “그들은 수많은 재주를 부려왔어요. 당신에게 부품당 정가 45달러로 부르면서-아무도 그가격에 사지않지만-가격협상을 하지요. 이것이 더욱 현실적이지요. 엔비디아는 뭔가 잘못혼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래픽칩셋이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비교되자 계속해서 칩셋 가격관행을 없애버려 왔어요. 그것은 비싼 대가를 치렀지요.그리고 이는 세계적인 합법적 표준이예요”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라이선스와 관련해서도 인텔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젠슨황 CEO를 화나게 하는 것 중에는 인텔에 내는 라이선스계약의 부당함도 포함된다.

엔비디아는 인텔의 네할렘프로세서 기술을 지원하는 칩셋개발을 중단하라는 인텔의 이의제기를 받자 개발을 중단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와의 계약기간 중임에도 “엔비디아에게 4년짜리 인텔칩 관련 라이선스계약을 한 것은 인텔의 통합메모리컨트롤러를 가진 미래세대 프로세서에는 확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인텔의 최신 네할렘코어 i프로세서칩용 제품은 엔비디아가 개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페디 페디리서치 사장은 이에 대해 “만일 법원이 엔비디아편을 들어 그들이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그것은 엔비디아와 인텔 간 분쟁의 십자포화를 맞길 원하지 않는 PC OEM생산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된다”며 이는 인텔로서는 손해볼 것없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관련기사

인텔은 이에 대해서도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그 협정에 따른 그들의 권리를 주장했고 여러번 합의에 이르려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인텔이 그래픽칩셋시장에서도 컴퓨터칩 판매에서처럼 부적절한 관행이 제기되면서 인텔의 불안은 깊어만 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