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창업자 패소에 부진겹쳐 낙마

TSMC에 2억달러 지불하고 주식까지 제공

일반입력 :2009/11/11 18:42

이재구 기자

중국최대의 파운드리업체인 SMIC창업자 데이비드창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결국 물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창 CEO는 지난 2년간의 실적부진에 따른 구조재편의 일환으로 퇴진했다.

하지만 리처드 창 CEO가 퇴진하는데 TSMC와의 영업비밀 도용혐의에 따른 법정소송 패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창의 퇴진 발표는 SMIC가 대만의 TSMC에 법정분쟁을 종결하는 대가로 2억달러를 지불하겠다는 발표 이후에 나왔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SMIC는 지난주 TSMC의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에 대한 미국내 재판이 유죄로 판결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TSMC와 화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와 SMIC 두회사는 어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지법판사에게 TSMC가 SMIC를 영업비밀 유출혐의로 고소함으로써 유발된 긴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알렸다.

SMIC는 이번 합의에 따라 2억달러의 합의금 외에 알려지지 않은 규모의 주식도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창은 2000년 SMIC를 설립했으며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16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해 왔으며 지난 분기 손실액이 6930만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외신은 데이비드 창 CEO가 SMIC와 다른 기업과의 합병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달성과 투자자 확보등 SMIC구조를 재편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수년간 사업부진이 주요 투자자인 중국당국의 눈밖에 난 것으로 분석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SMIC는 지난해 말 이후 인텔을 비롯한 투자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성공하지 못했으며 결국 1억7200만주를 통신회사 다탕에게 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기도 한 리처드창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왕 솔라펀파워홀딩스 이사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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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CEO 데이비드 왕박사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의 임원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2006~2007년에는 화홍NEC를 이끈 바 있다.

조장상 SMIC회장은 어제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왕박사를 영입하게 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그는 SMIC를 세계적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