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드림' 꿈꾸는 에이서, 아직은 글쎄...

일반입력 :2009/11/06 17:57    수정: 2009/11/08 15:21

류준영 기자

한국 시장에서 '제2의 도전'을 선언했던 대만 PC업체 에이서의 초반 레이스가 뜻대로는 안되는 모양새다.

토종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철수했던 에이서는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각오로 지난 9월 한국 시장에 다시 모습을 내밀었다. TV 홈쇼핑 공략 등 인지도 확대를 위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밥 센 에이서 동북아시아 총괄 사장은 6일 서울 프라자호텔서 열린 ‘페라리 원 명품노트북’ 발표회에서 “올해 목표량인 2만5천 여대 중 50~60%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밝혔으나 대부분 인터넷쇼핑몰에 의존한 결과물이다.

국내 독점 총판인 두고테크 관계자는 “TV홈쇼핑을 통해 브랜드인지도 확산과 제품판매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다는 전략을 취했으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라며 “TV홈쇼핑 카테고리매니저(CM)의 반대 급부가 심했고, 이번에 밝힌 중간 실적데이터는 인터넷쇼핑몰 판매량인 80~90%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한 모 시장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TV홈쇼핑의 순위 기준이 매출액이 아닌 제품판매 순수익으로 매겨지면서 브랜드인지도가 떨어지는 PC업체는 진입하기 힘든 구조로 변했다고 전했다.

채널을 돌리면 TV홈쇼핑에서 고가의 데스크톱PC나 노트북을 쉽게 볼 수 있었던 옛날엔 개당 매출액이 가장 높은 제품 위주로 판매제품들을 선정했다. 매출액 중심으로 순위 변동이 이뤄졌던 게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TV홈쇼핑 업체들이 비용 보다는 순수익이 많이 남는 보험이나, 의류, 제약, 건강식품 쪽에 무게를 두면서 누구나 알만한 PC브랜드가 아니면 TV홈쇼핑에 명함도 내밀지 못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TV홈쇼핑 관계자는 “300~500대의 PC제품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경우, 참여 업체가 팔지 못한 재고 분까지 모두 책임지는 구조”라며 “이럴 경우 비용부담 폭이 커져 자본규모가 적은 업체는 다른 판촉을 펼치기 힘들어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서는 지난달 28일 노트북 팜레스트가 열에 의해 부풀어 오르는 결함이 나타난 중국에서 판매된 노트북 1만2천266대가 리콜된 것도 국내시장 판촉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두고테크 관계자는 “관련 모델이 국내시장에 이미 판매는 됐으나 아직 이 같은 결함이 보고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기존 대만PC업체들도 에이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저가 전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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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PC업체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에이서가 국내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자기들만의 창의적인 판매전략을 갖춰야 하는데 오로지 저가판매전략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라며 “에이서는 이전에 MSI코리아가 발표회를 가진 장소에서 진행자도 똑같은 사람으로 섭외하는 등 기존 ‘판박이식’ 영업전략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서는 내년부터는 유통망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두고테크 신규사업본부 진수진 차장은 “내년엔 용산 중심에서 전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와 동시에 오픈마켓 마케팅 강화 등 유통라인의 다변화를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