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의 한국 재기전, 通할까

일반입력 :2009/08/21 11:33    수정: 2009/08/21 16:27

류준영 기자

대만PC업체 에이서(국내총괄 이희원)가 한국 시장 공략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2001년 국내 무대에서 철수한뒤 7년여만에 갖는 재기전이다.

에이서는 주특기인 '채널 마케팅'을 통해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에이서의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린 주역 넷북 제품을 비롯, 하반기 PC시장에서 대세로 부상중인 울트라-씬(Uitra-Thin) 플랫폼을 장착한 초슬림·초경량PC, 여기에 게임용PC와 각종 모니터, 프로젝터와 같은 제품 보따리를 올해안에 모두 선보이기로 했다.

주력 노트북 2종(아스파이어 타임라인 3810T, 1810T)과 넷북 3종(아스파이어 원 751h, D250, 레보 R3610)는 초도 물량을 TV홈쇼핑을 통해 모두 팔아치운다는 공격적인 카드도 뽑아들었다.

브랜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TV를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단숨에 각인시키겠다는 것.

브랜드 위상을 높여 잡기 위한 또 하나의 방책으로 에이서는 국내 제품 유통을 두고테크에게 전담시켰다.

두고테크는 애플 오프라인 직영매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회사로 MP3 '아이팟터치' 등을 팔아 755억 원이란 매출성과를 달성한 바 있는 용산에선 꽤 규모가 큰 채널이다.

두고테크는 “이번 에이서 제품을 통해 올해 1천200억 원의 매출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서는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국내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3년 이내 국내 외산 PC업체 가운데 점유율 1위에 올라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현재 국내 PC 외산 브랜드 1위 업체는 HP이다.

내한한 밥 센 에이서 동북아시아 총괄은 간담회에서 이번 제품 출시로 세계에서 가장 변화가 빠른 한국 PC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한국시장을 주도하고 있긴 하나 에이서의 제품 출시는 한국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의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 재진출에 관해 그는 에이서에게 한국은 중요한 시장으로 국내 서비스와 가격, 유통 정책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PC업체들, 시장 '나눠먹기' 경계심 바짝

에이서의 국내시장 재진출을 지켜보는 아수스와 MSI코리아 등 대만 PC제조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막강한 마케팅력으로 PC시장을 틀어쥔 삼성과 LG전자, 삼보컴퓨터보다는 대만 PC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파이를 나눠먹게 될 것이란 불안함 때문이다.

세 업체 모두 하반기 전략 제품들이 넷북과 초슬림PC 등으로 비슷비슷한데다 에이서가 초반 레이스를 위해 '저가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가격경쟁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에이서는 이날 발표회에서 현재 시판되는 넷북보다 30% 저렴한 40만원대 넷북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해 MSI코리아 조민호 차장은 현재 MSI 넷북 2가지 라인업을 하반기엔 12인치~13인치, 16인치 등 액정 크기 별로 확대해 SKT, KT, LG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간의 결합상품을 통해 시장폭을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슬림 노트북 MSI X340의 TV CF와 극장광고를 시작으로 IT 제품의 주 소비자층에게 집중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UCC 등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도 적극 펼치며 맞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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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에이서가 다른 업체와 달리 이례적으로 TV홈쇼핑을 통해 최초 도입 물량을 처리하려는 움직임만 보더라도 에이서의 특기인 채널 마케팅 전개가 국내에선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두고테크의 경우 노트북 분야 유통에 관해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며 국내 시장 연착륙에 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아수스코리아는 외부에서 접촉해오는 연락을 일체 단절하고 에이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