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싫다”…몰디브 바닷속 ‘눈물’ 회의

일반입력 :2009/10/19 10:36    수정: 2009/10/19 14:02

김태정 기자

‘수십년 후 몰디브는 바닷속에 잠긴다?’

인도양 지상낙원 몰디브의 수뇌부가 수중 내각회의를 가졌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올라오면서 나라가 수몰 위기에 몰린 것을 강조했다.

17일 잠수장비를 갖춘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이 기리푸쉬 섬 앞바다로 뛰어들자 부통령과 10여명의 장관들도 줄줄이 뒤따랐다.

이들은 해저 6m에 미리 마련한 수중 탁자에서 30분 정도 몸짓과 손짓으로 회의를 가졌다. 이어 방수 처리를 한 흰색 칠판에 쓰인 ‘국제사회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 촉구 결의안’에 모두 서명했다. 이 장면은 몰디브 전역에 TV 생중계됐고, 외신들도 총 출동했다.

대통령 이하 몰디브 각료들은 이 회의를 위해 특별 잠수 훈련을 받았다. 대통령은 다이버 자격증까지 가진 준비된 고수(?)였다.

나시드 대통령은 회의 후 육상에서 인터뷰를 갖고 “몰디브는 온난화 재앙의 최전선에 있다”며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죽고 싶지 않다. 손자들을 몰디브에서 키우고 싶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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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192개 산호섬으로 구성된 몰디브는 지구상에서 해수면과 가장 가까운 국가다. 평균 해발고도가 2.1m이며, 이중 80% 이상은 1m 이하다. 유엔은 온난화에 따라 2100년 몰디브는 수몰될 것이라고 2007년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선출된 나시드 대통령은 국토가 수몰될 것에 대비해 몰디브 국민 30만명이 살 수 있는 국토를 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몰디브와 문화가 비슷한 스리랑카 혹은 영토가 넓은 호주 등이 물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