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성장엔진 발굴 가능한가?

일반입력 :2009/10/14 09:03    수정: 2009/10/14 09:15

남혜현 기자

"그래픽을 넘어야 산다."

성장동력에 목마른 그래픽칩 거인 엔비디아에 특명이 떨어졌다. PC와 워크스테이션 그래픽칩을 이을 또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PC와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PC 시장은 사실상 성숙된데다 그래픽칩까지 삼키려는 인텔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고 엔비디아로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씨넷뉴스는 최근 시장 분석 업체 존페디리서치의 존 페디 사장을 인용해 "그래픽 시장 지배업체인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성장하려면 신규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행보도 이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신규 시장을 파고들려는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슈퍼컴을 잡아라

엔비디아는 신규 사업 영역으로 두가지 키워드를 꼽고 있다. 슈퍼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다.

슈퍼컴 시장 공략에는 페르미가 전진배치됐다. 페르미는 미래형 슈퍼컴퓨터를 겨냥한 아키텍처로 트랜지스터 30억개를 통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현재 보유한 가장 강력한 그래픽 프로세서(GPU)의 3배 수준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페르미 기반 그래픽 프로세서는 각각 512개의 프로세싱 코어를 포함하고 있다.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 제프 티콜 연구 담당자는 페르미칩에 대해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이라며 "새로운 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페르미를 주류 시장에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의 드류 헨리 총괄매니저는 "페르미는 엔비디아에게 고속의 그래픽 파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고객을 더 많이 유치할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고 말했다.

테그라로 소형 기기 시장 공략

또 하나의 성장 엔진은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테그라칩이다. 테그라칩은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와 스마트폰용으로 설계된 저전력 플랫폼으로 고화질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게 특징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준HD와 삼성 M1미디어 플레이어에 사용되고 있다.

테그라는 엔비디아가 이전에 만들었던 그래픽칩과는 성격이 다르다. 하나의 실리콘위에 지포스그래픽 프로세서를 포함한 8개의 독립된 시스템이 압착된 소형 시스템온칩(SoC) 방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테그라가 몇년안에 엔비디아의 영광을 재연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존페디리서치에 따르면 테그라는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확산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 인텔을 넘어설 수 있을까? 

페르미와 테그라가 엔비디아를 다시 황금시대로 이끌지는 미지수다. 적지 않은 장애물들이 엔비디아 경영진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거함 인텔과의 대결이다. 인텔과의 싸움은 시장 점유율 경쟁을 넘어 법적 분쟁까지 포함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인텔과의 법적 분쟁으로 인텔용 DMI(Direct Media Interface)를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AMD 프로세서용 칩셋을 계속 내놓기로 했다. DMI는 인텔이 최신 코어i 프로세서 시리즈에서 사용하는 칩 인터커넥트 기술로 엔비디아는 사용이 금지됐다.

엔비디아에게 이 시장은 나름 매력적이었다. 그런만큼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통합된 칩셋을 만들지는 않지만 강력한 그래픽 기술을 갖춘 솔루션을 계속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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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조만간 그래픽 기능을 갖춘 신형 아톰 프로세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인텔 아톰과 GPU를 결합한 엔비디아 아이온 플랫폼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엔비디아는 정면 돌파가 가능하다는 입장. 엔비디아는 2세대 아이온을 준비중으로 인텔로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데 자신감을 보였다. 

엔비디아를 압박하는 업체는 인텔 뿐만 아니다. ATI 그래픽칩 사업부를 갖고 있는 AMD도 부담스런 존재다. AMD는 최근 게임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발표했다.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엔비디아에겐 부담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