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윈도OS의 시대 부활하나

윈도7 출시 '초읽기'…비스타 악몽잊고 기업 데스크톱 환경 정조준

일반입력 :2009/09/30 09:23    수정: 2009/10/30 15:17

황치규 기자

지난 2년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다소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야심차게 선보인 윈도비스타가 예상밖의 부진에 빠지면서 '윈도의 시대는 끝난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회의론이 한국MS를 덮쳤다.

한국MS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에게 윈도비스타는 지금 그저그런 OS로 남아있을 뿐이다. 히트상품의 기본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입소문'은 약했고 오히려 윈도비스타 PC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윈도XP로 갈아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007년말 윈도비스타로 사용자 경험에 혁명을 몰고오겠다던 한국MS의 청사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의외의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호환성 이슈가 컸다.

한국MS는 윈도비스타를 내놓으며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고 치켜세웠지만 이는 기존 애플리케이션과의 잦은 충돌로 이어졌다. 기업 IT관리자들은 내부 애플리케이션들이 윈도비스타와 충돌할 것을 우려해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으로 나왔고 일반 사용자들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윈도XP도 멀쩡한데,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윈도비스타를 써야할 이유는 많지 않았다.

사실 윈도비스타도 할만큼은 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PC중 10%를 파고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니, 실패작이라 할 수는 없는 성적표다.

문제는 '임팩트'(Impact)다. 윈도비스타 등장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예전같으면 MS가 새로 OS를 내놓을 경우 PC 생태계 전체가 들썩거렸는데 윈도비스타때 와서는 그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한국MS로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MS가 오는 10월 22일 윈도비스타를 이를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7을 마침내 출시한다. 와신상담, 절치부심끝에 꺼내드는 '필살기'다. 그런만큼 무조건 터뜨려야 한다는 긴장감, 또 이번에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한국MS 관계자들의 심리를 관통하고 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베타판을 써본 사용자들은 윈도7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겼고 IT관리자들과 개발자들도 새로운 기회로서의 윈도7을 주목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윈도비스타를 건너뛴 기업들이 이제 PC구매를 늦출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점도 MS로선 희소식이다. 비스타의 부진이 역설적이게도 윈도7에게는 기회로 떠오른 셈이다.

윈도7, 무엇이 달라졌나

한국MS는 윈도7을 준비하며 기업 고객들을 위한 호환성을 크게 배려했다.

우선 윈도7는 윈도XP를 쓰는 중소기업을 위해 윈도XP 모드 기능을 제공, XP용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윈도 가상PC는 같은 PC에서 여러 OS를 동시에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은 시작 메뉴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윈도7'용 가상XP는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별도로 판매되는 데스크톱 가상화 제품 MEDV(Microsoft Enterprise Desktop Virtualization)를 구입하면 기업IT관리자들은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데스크톱 환경을 중앙집중식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윈도비스타를 끈질기에 따라다녔던 호환성 이슈가 윈도7에 와서 깔끔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형 고객들에게 호환성 이슈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윈도XP에서 윈도비스타로 전환하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윈도7을 도입한다고 해서 호환성 이슈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윈도비스타에서 안되던 애플리케이션이 윈도7으로 바꿨다고 잘 돌아가는 상황은 없다는 얘기다. 물론 윈도비스타로 전환한 기업들은 윈도7 도입과 관련해 호환성 이슈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PC 환경이 대부분 윈도XP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윈도7에서 제공하는 XP모드나 가상화 솔루션 MEDV를 도입하지 않고 윈도7으로 전환하려면 대략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MS의 장홍국 이사는 조기 도입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한 파일럿 프로젝트들을 보면 윈도7 도입을 위한 준비를 마치는데 2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대기업도 윈도7이 제공하는 XP모드를 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IT관리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MS는 윈도7과 관련된 호환성 이슈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윈도비스타때 벌어졌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장홍국 이사는 2년전 윈도비스타를 내놓을때는 기업내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 등 여러 IT인프라 자체가 호환이 안됐다면서 지금은 윈도비스타로도 사회적 IT인프라를 쓰는데 별 문제가 없는 만큼, 호환성 이슈가 윈도7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MS는 윈도7이 호환성 이슈를 상쇄하고 남을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기업 입장에서 도입하고 싶은 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첫번째가 관리의 편의성이다.

한국MS는 기업고객들에게 윈도7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데스크톱 옵티마이제이션 팩(Microsoft Desktop Optimization Pack: MDOP)을 제공하고 있다. MDOP에는 OS 가상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기술은 물론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발생하는 에러들을 수집해 현업 사용자들이 헬프데스크로 전화하기전 IT부서에서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자산 관리 툴도 포함됐다.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관리도 가능해졌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은 윈도7 도입에 빠른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란게 한국MS 설명이다.

장홍국 이사는 파일럿 프로젝트 결과 고객들이 이정도면 당장에 깔아도 좋다는 반응을 많았다면서 11개 고객을 상대로 파일럿을 끝냈거나 진행중인데, 대부분 테스트가 완료되는대로 윈도7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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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기업들이 PC교체 시점에 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장홍국 이사는 윈도비스타때 교체 시기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윈도7으로의 전환을 전략적 요소로 보고 접근할 것이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MS는 윈도7을 크게 세가지 버전으로 내놓는다. 윈도7 홈프리미엄, 윈도7 프로페셔널, 최상위 버전인 얼티미티 버전이 그것이다. 개인 사용자는 10월 22일, 기업 고객을 상대로는 11월초 공식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