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어떤 디카를 사야할까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진기명기 열전

일반입력 :2009/09/11 18:21

류준영 기자

디지털카메라를 찾는 김아무개씨가 매장 직원에게 묻는다. 이거 MP3돼요? 뒤따라 들어온 박아무개씨는 이거 터치되나요?라고 물어본다.

이 카메라 화소가 얼마죠?라고 묻는이는 구경하기 어렵다.

디지털 카메라 구매 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 화소만 물어봤다가는 IT기기 트렌드에 덜 민감하거나 아니면 구세대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화소는 기본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더 슬림 한 것 없어요?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가 기능성을 넘어 용도나 편의성 중심으로 구매포인트가 넘어오면서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디카 제품들이 온라인 쇼핑몰과 가전 매장 진열장에 둥지를 틀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요즘, 결혼식이나 나들이로 야외로 나갈 일이 많아지면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9월은 카메라 제조사들에게도 계절적 성수기로 가장 많은 신제품이 쏟아진다. 때문에 소비자입장에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가 더욱 수월해진다. 최근 소개된 디지털카메라 신제품들의 면모를 둘러보며, 내게 필요한 카메라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못찍는 사진이 없다

작년만해도 피사체의 얼굴과 주변환경을 카메라가 자체적으로 인식해 촬영하는 얼굴인식 기술은 ‘네모난 프레임 속의 기적’으로 통할 만큼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손꼽혔다.

1명에서 점차 그 수를 늘려가던 이 기술은 최근 최대 10명에서 15명까지 인식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디카의 기본기 정도로만 통한다. 얼굴인식 기능이 이젠 카메라 제조사들의 너나 할 것 없는 공통분모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2009년형 카메라는 어두운 조명에 관계없이 찍을 수 있다. 소니코리아(대표 윤여을)가 이주 선보인 콤팩트 디카(모델명: DSC-WX1, DSC-TX1)은 ‘엑스모어 R CMOS 센서’를 탑재해 야경 및 실내 촬영에 강하다.

소니코리아 디지털카메라 마케팅팀 오동윤 팀장은 “조도가 낮은 은은한 불빛의 카페나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질 때쯤 펼쳐지는 가을저녁 야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를 4분의 1로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일반 CCD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에 비해 400%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별다른 조명기기 없이 최적화된 촬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또 두께 2cm가 채 넘지 않는 슬림형 제품으로 HD동영상(1280*720p) 촬영은 물론 파노라마 촬영기능까지 더해 디지털카메라의 촬영 재미를 배가시켰다.

옛날 제품에선 내장된 이미지 프로세서를 기반한 풍경, 야경, 스포츠 등의 장면을 촬영모드 변경만으로 그럴듯하게 흉내 내듯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DSLR카메라 보급으로 사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지자 이를 흔쾌히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적 요구가 당면한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진보된 개념의 촬영기술이 있다면 뭘까?

파나소닉코리아 노운하 이사는 “스포츠처럼 동작이 빠른 장면은 셔터스피드를 높이는 등의 렌즈 기술만으론 역부족”이라며 “삼각대에 카메라를 놓고 대기하고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소비자들은 가방에서 제품을 꺼내고 디카에 전원을 켜는 동안 원하는 촬영 피사체를 놓치고 만다”고 말했다.

그래서 노 이사는 전원을 켜자마자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기술을 강조하고 나섰다.

파나소닉이 선보인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제품명: 루믹스 FP8)는 전원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촬영버튼을 누를 수 있다.

즉 전원을 켜고 정상 구동까지 걸리는 시간은 0.95초. 아울러 자동초점 기능은 0.25초에 불과하다. 제품을 켜고 촬영을 마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모두 2초를 넘기지 않는 ‘초스피드’ 디카로 앞서 언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도 사용자는 원하는 장면을 지나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찍는→'보는 카메라'로 진화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 MP3 플레이어 재생은 물론 E북도 읽을 수 있게 되자 카메라에 탑재된 LCD 액정에 대한 관심도가 여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휴대폰 등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에 아몰레드(AMOLED, 유기발광다이오드)액정이 유행처럼 번지자 카메라에서도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진짜처럼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의 융합으로, 완결성을 높인 카메라 기술이 핵심화두로 올라섰다.

삼성디지털이미징(대표 박상진)의 아몰레드 카메라(제품명: 블루 WB1000)에 이어 니콘이미징코리아(대표 야마구치 노리아키)도 아몰레드 액정 모니터를 탑재한 쿨픽스 디지털카메라(제품명: S70)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 제품은 8.8cm(3.5형)의 아몰레드 모니터를 채용, 기존 TFT LCD에 비해 색 재현도, 밝기, 시야각, 잔상 면에서 우수한 화질을 자랑한다.

아몰레드 및 요즘 LCD 액정 제품 대부분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기능 활용이 자유롭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최근 선보인 ‘블루 ST550’은 터치액정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한 번 찍어주면 초점과 노출 조정, 촬영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니콘의 쿨픽스 S70 역시도 이 같은 촬영법이 가능하며, 사진 재생 중에 카메라를 좌우로 기울이면 전 후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며, 촬영된 화상의 편집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지능형 액세서리' 구매포인트

예비구매자들에게 카메라는 액세서리에서도 크게 좌우될 분위기다.

소니코리아는 카메라가 스스로 본체를 움직여 프레임 안에 들어온 인물의 얼굴과 포즈를 자동으로 찍어주는 '파티샷(Party-shot)'을 함께 선보였다.

파티샷은 이번 신제품과 호환되는 지능형 촬영 보조기로, 스스로 360도 회전하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자동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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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파티와 같은 모임에서 설치만 해두면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자연스런 모습을 사용자가 돌아다니며 찍는 수고가 없더라도 영원히 기록할 수 있다.

그밖에 와이파이(Wi-Fi) 기능을 통해 실시간 블로그 업로드와 이메일, 나아가 고용량 메모리 카드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가격 부담까지 덜어준 삼성디지털이미징의 ‘ST1000’과 2개의 렌즈를 통해 입체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후지필름의 3차원(D) 카메라 ‘파인픽스 리얼3D, 렌즈 생산의 축적된 기술을 동원해 최대 40인치 투사화면을 통해 찍은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니콘의 프로젝터 카메라 ‘쿨픽스 S1000pj’ 등도 차세대 디지털카메라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