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맏형 인텔, 사면초가

스마트폰,가전,넷북서 전면적 공세직면

일반입력 :2009/09/10 17:42    수정: 2009/09/10 21:57

이재구 기자

세계 반도체 업계의 맏형 인텔이 아시아에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일본,중국, 영국의 가전,반도체업체들이 인텔의 전매특허인 중앙연산처리장치(CPU)분야의 독립을 위한 연구에 나선가운데 인텔대체칩을 사용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등 인텔을 전방위에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넷은 9일(현지시간) 일본,영국의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CPU개발에 나서거나 인텔의 독점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실제로 혼하이같은 회사는 넷북에 인텔대체 칩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을 위협하는 분야는 그동안 일본이 강세를 보여온 가전용 LSI와 스마트폰용 칩은 물론 인텔의 아성인 넷북용 칩에까지 이르고 있다.

보도는 최근 스마트폰, 가전용 칩 시장에서 급부상한 영국의 ARM을 인텔의 앞길에 도사린 가장 큰 복병으로 지목했다. 

■일본, 가전용칩· SW독자개발

포브스, 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대형 전자업체와 반도체회사들이 협력해 새로운 가전용 저전력프로세서 디자인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후지쯔,도시바,파나소닉,르네사스테크놀로지,NEC,히타치,캐논 등 쟁쟁한 일본의 가전,반도체 업체들을 망라하고 있다. 

일본업체의 CPU용 SW개발에는 와세다대의 가사하라 히로노리 컴퓨터과학과 교수같은 이들이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히로노이교수의 에너지절약형 SW와 호환성을 가지는 CPU를 만들고 있다.

니케이에 따르면 일 통산성까지 가세해 이 프로젝트에 30억~40억엔(384억~516억원)규모의 비용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이 개발 중인 독자 CPU에는 태양전지로 가동되는 프로세서, 정상 전력의 30% 미만을 소비하는 제품도 있다.

이들 회사는 2012년까지 표준을 만들고 이를 TV,디지털카메라, 자동차,서버,로봇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개발한 CPU가 아시아생산기지에서 사용될 것이란 확실한 보장은 없다.

디지타임스는 타이완의 회로기판제조업체들이 이 새로운 CPU아키텍처에 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ARM,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

일본의 떠오르는 칩컨소시엄보다도 정작 인텔을 두렵게 하는 다크호스는 ARM이다.

ARM은 파워넘치는 프로세서디자인을 바탕으로 이미 삼성전자,TI,퀄컴 등 많은 칩제조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최대의 계약전자제조업체인 폭스콘에 비유되는 혼하이가 ARM칩을 사용하는 소형랩톱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혼하이 최고경영책임자(CEO)의 특별보좌역은 ARM 칩에 기반한 몇몇 스마트북프로젝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엔비디아,프리스케일 등은 스마트폰 확장버전인 이 스마트북 설계를지원하고 있다. 

인텔로서는 아톰프로세서로 AMD 등과의 전투과정에서 발생한 실지 회복에도 바쁜 마당에 또하나의 골치아픈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는 셈이 됐다.

인텔은 가전은 물론 스마트폰용으로 사용될 예정인 시스템온칩(SoC)으로 불리는 새로운 버전의 아톰프로세서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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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스마트폰,가전 분야는 인텔주도의 PC시장과는 다른 완전한 경쟁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아시아의 전자업체들이 갈길 바쁜 세계 1위의 반도체업체 인텔에게 풀어야 할 또하나나의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