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은 이번 주부터 매주 목요일 이재구 국제과학전문기자의 컬럼
이 코너는 다가올 한주일 동안의 역사속으로 날아가 IT와 과학분야에서 최대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나 인물등을 선정, 궤적을 더듬어 보게 됩니다.
IT‧과학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로 역사를 통해 미래를 생각해 보게 해 줄 '이재구 코너'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킬비특허를 피하라!
지난 1986년 일본의 후지쯔가 첫 특허료 지불 소송을 당한 이래 전세계반도체시장에서 '잘 나간다'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업체 기업들은 10여년간 특허소송의 소용돌이에 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른바 킬비 특허의 소유자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제소공세때문이었다.
킬비특허 만료시점은 2001년. TI는 일본 반도체업체증돠 한국의 삼성전자 등에게 판매액의 10%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요구했다.
특허소송은 2000년에 들어서도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다.
1985년 6월 미반도체협회가 일본 전자업체들을 EEP롬,64kD램 등을 덤핑수출한 혐의로 제소해 미-일 반도체 전쟁의 포문을 연 이래 이처럼 강력한 공세는 없었다.
2000년 세계 반도체시장의 판도를 보면 1위 인텔, 2위 도시바, 3위는 제소 당사자인 TI, 그리고 4위가 한국의 삼성전자, 5위가 NEC였다.
◇1947년 벨랩에서 발명한 트랜지스터를 업그레이드 시키다
벨연구소의 트랜지스터를 그대로 전자제품에 적용해 대중화하기엔 너무나도 품이 많이 들었다. 트랜지스터 하나하나마다 전선과 납땜으로 저항, 콘덴서까지 붙여 칩을 만들다가는 언제 전자제품 양산과정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몰랐다.
이 트랜지스터는 후일 보청기,전자계산기는 물론 미사일에서 아폴로우주선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기능을 제공할 IC로 진화하지만 아직까지는 턱없이 불편했다.
너무나 품이 많이 들고 여전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데다 성능은 보잘 것 없었다.
여기서 반도체 업계는 ‘동일한 면적에 최대한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를 채워 넣기’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선으로 연결해 사용해야 하는 트랜지스터 말고 간편하게 트랜지스터,저항, 콘덴서를 칩 하나에 집적해 넣을 수는 없을까?”
◇트랜지스터 저항,콘덴서의 원칩화가 킬비의 천재성
그의 머리에서는 ‘불순물을 넣은 실리콘(트랜지스터), 불순물을 넣지않은 실리콘(저항기),P-N결합점의 특성을 이용한 실리콘(콘덴서)을 하나의 칩위에서 구성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별도의 부품을 추가할 필요없는 이른바 모노리식IC였다.
모든 부품이 하나의 반도체조각 위에 통합된다면 어떤 것도 선으로 하나하나연결할 필요가 없다. 회로가 아무리 복잡해도 부품들을 연결하기 위한 전선과 납땜질이 필요없다. 연결은 반도체칩 내부에서도 가능하다. 지속적으로 칩을 집적해 나갈 수 있는 기술이 물꼬를 트게 된 것이었다.
드디어 1958년 9월 12일 잭 킬비는 회로를 완성했다. 회로 여기저기에 전선이 튀어나와 있었다. 구경하러 나온 회사 경영진 가운데 TI의 마크 셰퍼드회장의 모습도 보였다.
마침내 그는 이쑤시개보다도 얇은 칩위의 발진기 스위치를 눌렀다. 오실로스코프 계기판에는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사인곡선이 흐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잭 킬비의 집적회로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전자산업과 인류문명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끝없는 기술 진보가 시작됐다
하지만 반도체업계는 이제 1965년 4월19일 등장한 이래 반도체업계의 정설이 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2014년 이후 언젠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또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반도체의 발전은 결국 칩 제조장비의 가격 상승은 물론 반도체 회로폭을 20nm(1나노미터=10억분의1미터)로 초소형화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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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계는기술적 한계는 물론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인 경제학까지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세기의 연금술 반도체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계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새 자주 접하는 탄소나노섬유, DNA반도체, 분자구조해부 등의 연구결과는 이같은 반도체산업계의 노력을 설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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