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최근 고성능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하이엔드급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하이엔드급 제품에서 약세를 보인 노키아가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노키아는 현재 일반 휴대폰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아이폰'의 애플과 '블랙베리'의 리서치인모션(RIM)의 공세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약 37%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노키아의 점유율은 지난해 1월 41%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로 통했던 노키아가 경기침체의 여파에서 비켜가지 못하고 오히려 된서리를 맞는 상황이 언뜻 이해가지 않는다. 여전히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키아를 두고 '흔들린다'는 표현을 쓰기는 이르지만, 애플이나 RIM 그리고 한국의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같은 상황에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노키아 답지 않은' 최근 침체에 대해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최근 약진을 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동시에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이지만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 심플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더해져 사용자들의 끊임없는 선택을 받는 것. 블랙베리의 경우 '푸시이메일'이라는 장점을 통해 특화된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선택을 받는다.
반면 노키아는 시대를 읽지 못하고 기존의 중저가 피처폰 중심의 라인업만 고집했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1위의 노키아만 빠른 대응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 결국 이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노키아 휴대폰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으며, 순익은 66%나 떨어졌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3GS가 출시 3일만에 100만대가 팔린 반면, 노키아가 야심차게 준비한 N97은 출시 한달이 넘도록 50만대 판매에 그쳤다.
■노키아, 하이엔드로 분위기 전환한다
시장 트렌드에 관심이 없어보이던 노키아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들로 중무장한 하이엔드급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노키아는 이달초 독일에서 열린 '노키아 월드 2009' 행사에서 'N97미니'를 출시했다. N97미니는 'N97'의 후속 제품으로, 크기를 대폭 줄이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N97미니는 3.2인치 터치스크린, 8GB 내장메미로, 500만 화소급 카메라를 지원하는 동시에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특화된 기능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노키아는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자사 최초의 리눅스 기반 스마트폰인 'N900'을 공개했다. N900은 내장메모리로 32GB를 지원하고 외장 마이크로SD를 통해 16GB를 추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3.5인치 터치스크린, 모질라 기반 웹브라우저, 어도비 플래시 9.4, 칼짜이즈 렌즈 5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지원,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의 입맛을 돋궜다.
이 두 제품은 모두 최근 북미권에서 인기가 많은 슬라이드 쿼티키보드를 지원,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두 제품의 출고가는 각각 450유로(80만원), 500유로(88만원)로 초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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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고가의 하이엔드 모델을 통해, 휴대폰 시장 1위의 노키아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오비스토어'도 띄워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확실히 여타의 글로벌 제조사에 비해 노키아의 부진은 두드러지만 여전히 휴대폰 시장 및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것을 무시할 순 없다면서 부진한 실적을 눈으로 확인한 노키아가 정신을 차린 뒤에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