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메인프레임, 금융권 방어할까?

일반입력 :2009/09/03 18:12    수정: 2009/09/03 18:19

송주영 기자

국내 시장에서 메인프레임 수성에 나섰던 한국IBM이 금융권에서 유닉스 윈백 사례를 확보함에 따라 금융권 차세대IT시스템 시장에 어떤 변수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한국IBM은 비씨카드가 유닉스 시스템에서 메인프레임으로 IT환경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비씨카드는이번 메인프레임 전환 배경으로 한국IBM이 제시한 인프라 솔루션이 4천만명이 넘는 가입자와 260만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업무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관전포인트는 이번 프로젝트가 차세대를 고민하는 다른 금융기관에 미칠 영향이다.

금융기관 IT인프라는 유닉스 전환이 많이 이뤄졌지만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금융기관도 다수 남아있다. 은행권에서는 우리, 기업, 대구, 국민은행 등이 있고 보험권에서는 교보, 금호, 우리아비바생명, 동부, 제일화재, 그린손해보험 등이 남았다.

증권업계의 경우 최근 차세대로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금융기관이 사라졌다. 거래소를 비롯해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 작업이 일단락된 상황이다.

한국IBM은 비씨카드 프로젝트를 통해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으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인프레임을 쓰는 금융기관들이 유닉스로 돌아설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 거래소 등은 메인프레임, 유닉스 논란으로 차세대시스템 개발 준비작업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했으며 결국 유닉스를 택했다.

대구은행도 유닉스로의 전환을 선언한 상황이다. 은행권도 2기 차세대시스템 시기가 도래하고 있고 동부화재도 조만간 차세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당장 내년부터 차세대 사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준호 교보생명 상무는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하면 기술검토를 할 것이며 메인프레임, 유닉스 2가지를 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금융기관도 ISP에서 메인프레임의 TCO 비용이 나쁘지 않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번의 논의 끝에 유닉스를 택한 사례도 있다. 한 금융기관 CIO는 “유닉스 ROI가 좋다고 다들 말하는데 메인프레임을 택하기도 참 힘들다”며 유닉스 대세론 속의 플랫폼 선택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다른 금융기관 CIO는 “유닉스에 대해서 유지보수 비용을 많이 말하는데 메인프레임에서는 보안 등 투자비용이 안든다며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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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메인프레임을 쓰는 금융기관 CIO들 사이에서는 “메인프레임만큼 안정적인 시스템이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유닉스 대세론이 뜨는 가운데서도 메인프레임을 선호하는 의사결정권자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비씨카드의 메인프레임 카드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메인프레임을 선호하는 의사결정권자들이 비씨카드 사례를 지지할 경우 한국IBM은 금융권에서 유닉스의 공세를 방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