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국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활약이 눈부시다. 경기침체의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실적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두 회사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략'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분기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각각 20%, 1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휴대폰 중 10대 중 약 3대가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셈.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더욱 놀랍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사업부가 속한 정보통신부문에서 매출 10조4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LG전자의 경우 MC사업부 매출이 4조8천769억원, 영업이익은 5천375억원을 기록했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도 경기침체의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적자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저력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트렌드 대응력 '100점 만점'
두 회사가 휴대폰 시장의 중심에 서기 시작한 것은 풀터치스크린폰을 필두로 한 하이엔드 단말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한 시기와 그 궤를 함께 한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약정을 조건으로 휴대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전에는 가격이 비싸 사용하기 힘들었던 단말기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수도 늘어난 것. 유럽의 경우에도 기존의 오픈마켓이 아닌 보다폰과 오렌지 등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쓰기 편리한 풀터치스크린폰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이통사의 가격 정책과 이런 시장의 요구에 재빠르게 반응하며 다양한 상품들을 쏟아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가 휴대폰 시장의 실적으로 연결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런 트렌드에 대응을 잘 하고 있는 것도 박수를 쳐 줄만한 일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이 각각 내외부적인 어려움 속에서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데에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국기업 특유의 공력력 및 기획력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기술력은 최고…전략은?
문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철학 및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키아는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휴대폰 시장에서 '친숙함'을 무기로 다양한 계층에 선택을 받고 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사용자환경(UI),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주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리서치인모션(RIM)은 또 어떤가. 블랙베리는 푸시이메일이라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특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무기는 뭘까.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기술력에 대해 제동을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기술력을 구현하는 목적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시장을 선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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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그룹 윤정호 책임연구원은 노키아나 애플, RIM은 그들을 대표하는 철학이 존재한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시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서는 확고한 철학이나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전자나 LG전자는 무엇이든 다 하려고 하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전략이나 철학이 없이 단순히 남이 다 하는 기능들을 넣고 빼기 밖에 못할 경우 시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