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나로호(KSLV-I)’ 발사 이후

9분 만에 지상 306km 궤도에 안착

일반입력 :2009/08/19 08:14

이재구 기자

■미리보는 한국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 순간

“9분간 펼쳐질 지상최대의 쇼를 놓치지 말자.“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관문인 나로호 로켓발사가 19일 오후로 최종 확정되면서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발사의 순간’에 쏠리고 있다.

로켓 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는 이소연의 우주선 발사 때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지상 306km상공의 저궤도 진입까지 9분이면 끝난다. 게다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은 더짧다.

말그대로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액체로켓의 불길이 고흥 나로우주기지 주변을 뒤흔드는 순간을 포함, 몇십 초에 불과하다. 수년간 개발에 들인 공과 지연에 지연을 거듭하면서 쏘아 올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순간순간이 귀중한 장면이다.

우주역사의 큰 획을 그을 정확한 발사시각은 오후 4시 40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나로호발사 역시 영화 등에서 익숙하게 보아오던 최후의 ...10, 9, 8, 7, 6, 5, 4, 3, 2, 1,0 의 카운트 다운을 거치며, 이륙 후 9분만에 초속 10㎞로 궤도에 진입한다.

궤도진입에 성공하면 13시간 후 나로호에 실렸던 과학기술위성 2호가 지구 궤도를 돌면서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내 지상국과 최초의 교신을 하게 된다.

교신성공이 이뤄지면 비로소 이번 로켓 발사의 완전한 성공을 확인하게 된다.

■ 로켓발사에서 탑재체의 궤도 안착까지

8단계에 걸친 로켓 분리를 거쳐 궤도진입까지 걸리는 시간은 540초.

우리기술로, 우리땅에서 쏘아올리는 우리의 첫 우주로켓이라는 흥분된 경험의 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황홀한 지상최대의 쇼가 벌어지는 시간은 그 중에서도 고작 몇십초에 불과하다. 역사적 발사의 단계를 시나리오 별로 추적해 본다.

나로호는 8월 19일 오후 4시 40분 이후에 발사하도록 준비되고 있다.

◇연료주입= 발사 4시간전

로켓은 발사 약 4시간 전 나로호에는 연료(등유)와 산화제(액체산소)가 주입된다.

나로호에 1단계로켓용 액체연료를 주입한다는 얘기는 사실상 발사에 돌입한다는 의미다.연료를 미리 넣어두면 액체이니 만큼 고체와 달리 금속과 직접 반응해 연료탱크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운트다운= 발사 15분 전

자동으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발사대에서 대기 중이던 나로호는 엔진에 시동을 건다.

◇1단계= 10초 간 진로를 동북쪽으로.

우주선비행에서는 발사방향이 중요하다. 지구 북극의 자전속도는 '0'이고 적도에서의 자전속도는 시속 1609km이다. 따라서 적도에서 동쪽으로 로켓을 직진 발사시켰을 때 지구자전에서 가장 큰 힘을 얻게 된다.

대다수 로켓발사대가 적도에 있는 이유다.

나로호도 정밀한 계산에 따라 동북쪽으로 발사시켜 지구 자전의 힘을 얻게 된다. .

이륙 순간 나로호는 지구 중력의 0.3배(0.3G)의 가속도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나로호 1단 액체로켓에서 분출되는 고온, 고압의 화염으로 인한 발사대 손상을 막기 위해 처음 10초 동안은 비스듬히 기울여져 발사대 바깥 동북쪽으로 올라간다.

목표궤도에 진입하기 직전 나로호는 최대 6G까지 가속된다. 방향도 동남쪽으로 급선회한다.

◇2단계= 20초 동안 900미터 수직 상승

이륙 직후 나로호는 비교적 천천히 움직여서 20여 초 동안 수직으로 900m 정도 올라간다. 이후 급가속, 이륙 55초 만에 고도 7.4km 지점에서 마하 1(시속 약 1200km)의 속도로 음속을 돌파한다.

나로호가 넘어야 할 첫 고비는 바로 이 과정. 로켓이 음속을 돌파할 때 가장 큰 압력을 받게 된다.

공기저항이 큰 지상 30~70km 상공에서 힘을 발휘하도록 추력이 좋은 1단 액체연료로켓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점은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경우 폭발 위험성이 높은 시점이다.1986년 세상을 놀라게 한 유인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발사 72초 만에 폭발사고 참사를 만났다.

수직 발사 뒤 목표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나로호가 남쪽 방향으로 동체를 기울이는 킥턴(kick-turn)을 하면서 발사체 방향을 바꾸게 된다.

나로호는 정남향에서 10도 가량 동쪽으로 기울어져 일본 규슈 남부의 섬 상공으로 방향을 튼다. 만약 킥턴에 실패할 경우 제주도나 일본 도쿄를 향하게 된다. 이때는 안전을 위해 나로호를 폭파해야 한다.

◇3~5단계= 232초 만에 1단계 액체로켓 분리

이륙 후 215초가 되면 나로호 2단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를 덮고 있던 페어링(보호덮개)가 두 개로 쪼개지면서 필리핀 동남쪽 공해상에 떨어진다.

그로부터 14초 뒤 1단 엔진을 정지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3초 후엔 곧바로 1단이 분리된다. 페어링과 1단을 분리시킬 때 폭발물이 들어 있는 특수 볼트를 터뜨려 용수철이 튕겨나가듯 떼어내게 된다.

◇6단계= 2단계 고체연료 로켓 점화되면 사실상 성공

1단로켓이 분리되고 63초 후 2단 킥모터 엔진(고체연료 엔진)이 점화돼 정상적인 추력을 얻으면 나로호 발사는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간주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2단에서 제대로 분리되지 않더라도 목표궤도의 크기나 위성의 수명이 달라질 뿐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7, 8단계=지상 306㎞ 궤도 진입후 2단로켓 분리.

발사 453초 뒤 킥모터가 1단 로켓용 액체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2단 고체연료로켓과 연결된 탑재체(우리기술위성 2호)는 지상 306km의 목표궤도에 진입한다. 궤도 진입시 속도는 초속 10km 이상이다.

47초 뒤 탑재체인 과학기술위성 2호가 2단 고체로켓에서 분리된다.

위성이 궤도비행을 하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나로호 발사의 최종 성공 여부가 확인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약 2년 정도의 수명을 갖고 있으며 과학실험 및 천체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자체 로켓을 이용해 자세를 제어하는 위성이 아닌 만큼 궤도 진입 시 속도, 위치, 각도에 따라 궤도가 결정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의 첫 임무는 위성의 생존을 지상에 알리는 일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내 지상국은 약 13시간 뒤 과학기술위성 2호와 첫 교신을 할 예정이다.

■ 나로호, 어떻게 구성됐나?

나로호는 1단 액체연료 로켓과 2단 고체연료 로켓등 모두 2개로 이뤄진 ‘2단 발사체’다.

모두 140톤 중량의 이 발사체와 100kg에 이르는 과학기술위성2호가 한데 조립돼 지상 306km의 저궤도 우주로 향하게 된다.

나로호는 길이가 33m, 직경 3m, 중량은 140톤에 달하는 중형 발사체다.

2단 발사체로서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1단로켓은 러시아에서,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2단로켓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로켓의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인 추진력은 170톤에 이르며 100kg의 우리기술위성을 싣는 데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또 탑재체인 우리과학기술2호는 저궤도 위성으로서 무게 100kg, 크기 615x673x898mm크기로 과학실험 및 천체관측용으로 2년정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오는 2018년까지 추진력 300톤, 1.5톤 규모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KSLV-2를 개발해 우주기술력을 더욱 높이게 된다.

정부는 이번 나로호(KSLV-I) 발사를 성공시킴으로써 한국이 위성에 이어 발사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기술력 보유국가로 자리잡을 전환점을 만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섣부른 유인우주기술 낙관은 금물

이번 나로호 발사를 통해 일반인들이 자칫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한국최초의 로켓발사라는 그림에만 얽매일 경우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은 이제 한국이 우주인을 로켓에 실어 쏘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로켓을 쏘아 올리는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우주인을 곧바로 쏘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을 궤도로 보내려면 중력을 벗어나는 추진력이 더 큰 발사체 기술을 자력으로 확보해야 한다.

우주선이나 위성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그것을 궤도에 올려놓은 로켓의 부피도 커져야 한다.

유인 아폴로우주선을 달에 보낼 때는 거대한 새턴 V형 로켓이 필요했다.

새턴로켓의 추진력은 이번에 쏘아올리는 나로호(KSLV-I)추진력 170톤의 20배에 달하는 3402톤이었다.

■생생한 분리 발사과정을 국립과학관에서

“한국최초 우주로켓 발사, 그 역사적 순간을 과천과학관에서 함께 보자.”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장기열)은 19일로 예정된 한국최초 우주로켓 나로호(KSLV-I)의 발사성공을 기원하는 ‘나로호 발사 성공기원 한마당’ 행사(무료참가)를 갖는다.

발사당일 오후 3시40분부터 과학관 앞마당(과학광장)에 설치된 대형전광판 앞에서 한마음이 된 참가자들과 대한민국 우주도약의 순간을 성공기원과 함께 생생하게 지켜볼 기회다.

과학관 측은 참가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발사 카운트다운과 함께 우주로 향하는 거대한 나로호의 우주임무 성공을 대형전광판을 통해 응원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비보이들의 축하공연과 함께 미리 선발된 참가자들이 직접 제작할 모형로켓의 발사 및 우주과학 미니퀴즈대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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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나로우주센터의 로켓발사 장면과 함께 여러 방송사들에 의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행사참가자 전원에게는 나로호 발사과정이 사진과 함께 설명된 대형 컬러브로마이드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