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시장 감소에 가상화도 영향 미쳤다

일반입력 :2009/05/28 16:26

황치규 기자

서버 한대를 여러대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가상화 기술이 서버 시장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상화가 서버 판매량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시장 조사 업체 IDC는 27일(현지시간) 2009년 1분기 세계 서버 시장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가 관련 업계의 서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대기업들은 신규 서버를 사는 대신 가상화 환경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서버 가상화란 버추얼 머신을 이용해 서버 한대를 여러 대를 사용하는 것처럼 돌릴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서버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게 장점으로 적은 서버를 갖고서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를 통해 서버 9대를 3대 정도로 통합할 수 있다.

가상화가 뜨면 서버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은 몇년전부터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신규 시장 개척과 다양한 부가 가치 창출을 통해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 감소세를 막지는 못했다.

가상화 적용 사례는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와 서버 시장 판매량간 함수 관계는 앞으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IDC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서버 시장은 5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26.5% 감소한 149만대에 그쳤다. 5년만에 가장 큰 감소세다. 매출 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 24.5% 감소한 99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출하량과 매출 감소는 가상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이 IT비용을 줄이면서 신규 서버 구매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버 종류별로 보면 x86서버는 올 1분기 142만대 규모를 형성했다. 비x86 서버 출하량은 6만4,450대였다. 이중 x86서버 시장이 유닉스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을 크게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업무용으로 쓰는 유닉스 서버는 불황이라도 해도 비용을 줄이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x86서버 매출은 전년대비 28.8%까지 감소한 51억달러 규모에 그쳤다. 유닉스 서버를 포함한 비x86시스템 매출은 19.4% 감소한 48억달러였다.

불황은 블레이드 서버 매출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서버 뿐만 아니라 섀시도 필요한 블레이드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타워형 서버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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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서버 업체들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휴렛패커드(HP)는 1분기 서버 매출이 전년대비 26.2% 감소한 29억1,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시장 점유율은 29.3%였다. IBM은 1분기 서버 시장에서 HP에 약간 못미치는 2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IDC는 경기 침체로 향후 시장을 예상키가 힘들지만 4분기부터는 매출 기준으로 서버 시장이 소폭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부터 IT 예산이 풀리기 시작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