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게임마케팅 대전 "뜨겁다"

일반입력 :2009/05/24 14:16    수정: 2009/05/24 17:38

류준영 기자

‘게임시장을 사수하라’

반도체업계 격전지중 하나인 게임시장을 놓고 인텔과 AMD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 들어갔다. 경기 침체로 일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이들 업체는 그마나 사정이 나은 게임시장에 전력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게임시장은 3D 입체감 등 그래픽 사양이 대폭 향상된 게임 타이틀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신형 프로세서를 선보인 인텔과 AMD가 게임을 정조준하는 이유다.

게임시장에 깃발을 꽂으려는 양사간 마케팅 경쟁은 5월들어 후끈 달아올랐다. 블로그와 UCC 마케팅을 넘어 체험 프로모션도 쏟아내고 있다.

AMD, 대작 게임업체와 공동프로모션 ‘활로 모색’

AMD코리아(대표 박용진)는 지난 21일 청담동 카페에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오진호)와 함께 실시간 전략 대전게임인 ‘스타크래프트2’의 기자 시연행사를 펼쳤다. 그래픽 부문에서 월등한 개선을 보인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시각적인 강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스타크래프트2 시연용 PC 40대는 모두 AMD CPU플랫폼으로 중무장했다. 내부구성은 AMD ‘페넘2 X4 955 블랙에디션’ 프로세서와 ‘라데온 HD 4870’ 그래픽카드가 구성됐다. 경쟁사인 인텔과 엔비디아 제품은 시연용PC에서 완전 배제됐다. 현장 PC는 최고 옵션 사양으로 꾸려졌기에 게임을 미리 경험해 본 각종 매체 기자들의 평가는 ‘평균 수준 이상’이라며 반응을 보였다.

시연회장에서 게임 도우미로 만난 AMD의 ISV 게임그룹 김중헌 기술자는 “건물이 무너지거나, 공격을 받은 유닛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 등 자칫 유저들이 놓칠 수 있는 세세한 몸동작과 표현까지 AMD의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를 통해 완성됐다”며 “특히 3D입체감을 강조하는 게임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스타크래프트II에 견줘본 AMD 드래곤 플랫폼은 먼저 전투 유닛 처리를 위한 그래픽 쉐이딩 기술이 뛰어나 보였다. 옷감이나 건물의 표면, 재질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는 기술로 특히 게임 속 캐릭터 그림자까지 형성했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이란 장르 특성상 유닛이 늘어나면 CPU 연산처리량도 늘어나 자칫 게임 속도가 느려지거나 다수 유닛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 하지만 AMD는 하복 물리엔진을 적용, 성능 저하를 막았다고 밝혔다.

PC전문평가사이트 보드나라의 이현수 팀장은 “AMD 드래곤 플랫폼이 적정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봐진다”며 “향후 게임타이틀이 출시될 경우 옵션 타협만 잘 본다면 너무 높은 사양의 PC가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 전용경기장 설립…게임대회 유치로 성능 뽐내

같은 날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위치한 인텔 e-스타디움.

이곳 대표인 강덕원씨는 게임업체 마케팅담당자들과의 릴레이 미팅에 숨돌릴 틈도 없어 보였다. 강대표는 “이곳 데스크톱PC가 전부 인텔의 최종버전인 ‘코어i7’을 탑재해 대부분 게임들이 원활하게 작동된다. 이 때문에 게임업체 담당자들이 게임대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자사 코어i7의 판촉을 위해 이곳 시설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부었다.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했을 땐 마침 ‘인텔 e스타디움배 e스포츠’ 대회의 결승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행사장 한켠엔 엔씨소프트, 한게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게임관련 회사 관계자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PC사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PC부품 개발자도 있었다. 국내기업에서 SSD 기획파트에 맡고 있는 기술자가 인텔 SSD의 성능을 체크해 보는 장면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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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게임의 최종 수상자이자 게임업체 종사자인 권 모씨는 “게임의 로딩이나 억세스 타임, 소음 등에서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준”이라며 “PC사양 때문에 게임을 망쳤다는 불만을 가질 게이머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평을 내렸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 김정호씨는 “스타크래프트가 나옴으로써 PC방의 컴퓨터 사양이 한층 높아진 것처럼, 게임과 PC사양의 관계는 게임이 좋으면 사양이 뒤따라가기 마련”이라며 “이곳에 설치된 코어i7의 경우 최근에 나온 게임을 즐기기에 별 부족함이 없으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얼리어답터 성향이 있어 고가에 대한 저항도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