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HP 잉크어드밴티지 F735, 숨겨진 인센티브 있다던데

일반입력 :2009/04/22 08:56    수정: 2009/04/22 17:32

류준영 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의 기본 투자원칙. 그것은 ‘동일한 위험에서 최고의 이윤을, 동일 이윤에서 가장 낮은 리스크’란 짧은 문구로 압축돼 표현된다.

이는 투자대비 효과란 측면에서 어떤 시장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룰일 것이다. 디지털 디바이스 시장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린팅 시장에선 ‘같은 조건(흑백/컬러 출력량)이라면 비용이 좀더 낮은 제품을, 가격이 같다면 출력품질이 좀더 높은 제품’으로 바꿔 말할 수 있을 수 있다.

HP가 출력량이 많은 가정이나 학생 그리고 소호(SOHO)와 마이크로 비즈니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제품군을 최근 선보였다. 종전 ‘데스크젯’의 서브 브랜드 정도로 보면 된다.

이 제품에 지디넷코리아가 관심을 뒀던 까닭은 자체 리뷰평가 항목 9가지 중 4가지 이상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평가항목 1조는 ‘최근 나온 비슷한 동종업체 제품 중 가장 유별나고 색다른 UI(사용자 환경), 디자인, 성능을 갖췄나’ 2조는 ‘제품 관련 비용을 25% 수준으로 줄여도 주요 소비자들의 요구를 여전히 만족시킬 수 있나’ 3조는 ‘해당 산업을 변화시킬 열쇠가 있나’ 4조는 ‘기존 제품과 어울리지 않는 소비자층은 누구이고 어떤 경우에 적합하지 않았나’이다.

잉크 어드밴티지의 요행수

요행수는 뜻밖의 얻은 좋은 운수를 뜻한다. HP의 서브 브랜드인 잉크어드밴티지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저가형 복합기가 한창 각광을 받을 때 나왔다. 때를 잘 탔다. 이 제품이 만약 지난해 나왔다면 지금처럼 유명세를 타지 못했을 것이다.

구형 프린터 혹은 복합기 이용자들을 옭아매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고, 용량은 정반대로 낮은 잉크다. 이는 저가란 가격을 볼모로 품질은 한참 뒤떨어지는 리필잉크 제품이 득세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하드웨어의 수명을 갉아먹는 주원인이 됐다.

제조사 입장에선 잉크 값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게 시급했던 것. HP의 노림수는 바로 이것이다. HP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리다매 방식으로 잉크 가격대를 1만원대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단다.

잉크어드밴티지는 흑백 장당 16.5원, 컬러는 장당 39.6원의 저렴한 장당 출력 비용과 9,900원의 초저가 카트리지로 경제적인 수준의 출력비용을 제시했다. 이는 지디넷 리뷰 평가항목 2조를 두 배 가까운 수치로 만족시킨 것으로 카트리지는 기존 가격에 비해 50% 정도 저렴했으며, 반대로 출력량은 3배나 더 많았다.

가격대 역시 경쟁사인 엡손의 73N시리즈(250장당/1만3,000원대), 캐논의 PGI-5BK(510장/2만9,000원대)에 비하면 비용부담이 덜한 수준임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지디넷 랩실에서 잉크어드밴티지(모델명: F735) 복합기를 테스트해 본 결과 600장 이상의 컬러 출력을 연속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색의 변질이나 번짐 등의 품질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리뷰 2편에선 잉크가 모두 소모될 때까지 컬러인쇄를 뽑아내는 장면을 영상리뷰를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HP는 600장 이상의 흑백 출력을 자신했으며, 컬러 인쇄는 이보다 훨씬 낮은 총 250매로 규정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컬러잉크를 완전히 소모하는 데 드는 출력량은 1,200장을 넘어서면서부터였다.

사진이 아닌 대부분 사람들이 주로 뽑는 프리젠테이션(PPT), 특히 이미지가 많이 첨가돼 있는 PPT를 인쇄 원본파일로 삼았던 탓에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왔을 수도 있다.

실제 사용자들이 자주 출력하는 인쇄물을 꼽을 때 대학생 리포트나 사업보고서, e러닝 강의자료 등일 것이라고 가정하면 HP가 알려온 내용보다 훨씬 더 많은 출력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F735는 700장을 넘어선 순간부턴 잉크의 선명도가 급격하게 떨어짐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프린팅 구매자들의 3가지 타입

좋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전문가의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을 통한 사전조사는 필수다. 하지만 무턱대고 용산전자상가에 들러 대리점 사원들의 말만 믿고 지갑을 여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 같은 구매패턴은 총 3가지 스타일로 나뉠 수 있는데 우선 비용대비 효용성을 따지는 ‘위험회피 형’과 대부분의 사람이 속하는 ‘위험중립 형’, 그리고 과감하게 지르는 ‘위험선호형’이 있다.

그렇다면 잉크 어드밴티지가 속하는 그룹은 어딜까?

출력량은 많고 품질은 높아야 하며 아울러 비용엔 민감한 사람들, 이른바 기대수익률 최상위 그룹으로 ‘위험회피 형’일 것이다. 이는 기존 소비자층과는 달라 리뷰 평가항목 4조를 만족시킨다.

이번 리뷰를 진행하면서 기자는 실제로 잉크어드밴티지를 미리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3명의 전문직 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피자헛 오목교점 지점장 이호영씨와 영화홍보사인 래핑보아의 송효정 씨,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열정과 신념 영어학원에 이혜경 선생님이 바로 그들이다.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0시간이 넘는 수업을 소화하는 이혜경 선생님은 “요즘은 학원끼리의 경쟁이 격해져 학생들에게 시험 전 예상문제를 서브노트로 인쇄해 나눠주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며 “제품은 학원에서 일괄적으로 구매를 해줘도 잉크 같은 소모품은 매번 청구하기에 눈치 보이고, 비용도 절반만 보태줘 자비를 털어서 구매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학원가에선 필수품인 프린터. 이선생님의 책상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의 책상에도 브랜드별 프린터와 복합기들이 일열 횡대로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이선생님은 “잉크교체 주기는 업무성격상 대번에 알 수 있고, 특히 잉크어드밴티지 F735를 구매한 후에 잉크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주기도 길어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래핑보아 중간관리자급인 송효정씨는 “항상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므로 시간에 쫓기기 마련인데 다른 것은 몰라도 출력속도 하나는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는 ‘듀얼 드롭 볼륨 기술’ 덕이다. 두 가지 크기의 잉크방울을 형성하여 프린트 하는 이 방식은 종전의 제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쇄할 수 있다.

피자헛에 이호영 지점장은 “무슨 피자전문점에서 프린터냐고 되물을 수 있겠으나 아르바이트 출결관리부터 주문서까지 일일이 출력하는 문서가 하루에 수십여 장은 될 것”이라며 “잉크 교체 주기가 길어져 왠지 구매하기엔 억울하고 아까운 소모품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해 열정과 신념 영어학원 이선생님과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이어지는 HP 잉크어드밴티지 리뷰 3편에선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를 담은 영상이 메가뉴스TV를 통해 방영될 계획이다.

평가항목 1조에 따른 평가

HP 잉크어드밴티지 K735의 디자인 강점은 직관적인 위젯 스타일의 메뉴 아이콘이 큼직한 한글 설명을 곁들여 표시돼 있다는 점이다. 제품 왼편에 종횡으로 배열된 이 아이콘은 실제 출력상태를 조절하고 설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복합기 사용에 서툰 사용자들에겐 이만한 ‘친절’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에러 발생률이 낮다는 점도 후환 점수를 줄만하다. 인쇄용지가 걸리는 잼도 1,000장을 연속해서 인쇄하는데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인쇄용지의 품질과 결부된 사항일 테지만 막상 테스트용 인쇄용지는 최상급은 아니었다.

잉크의 소모 정도를 인디케이터 5단계로 나눠 표시해 다음 구매시점을 알려줬다는 점도 높이 살 대목이다. 제품의 무게도 여성이 들어 옮기는데 무리가 따르지 않을 정도다. 인쇄 취소를 재빠르게 할 수 있는 ‘원터치 인쇄 버튼’의 응답속도도 무난한 편이다.

가장 눈에 띈 매력은 프리젠테이션 출력물에서 그림자 효과를 탁월하게 표현했다는 것. 세밀한 부분에서 표현력이 남달랐다.

회사에서 주로 쓰는 대형복합기는 그림자 부분에 각진 네모난 점자가 여러 군데 찍혀 세밀한 표현에 한계가 있었던 것에 반해 이 제품을 통해 본 그림자 효과는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인쇄용지가 전면에서 흡수되고 전면으로 출력되는 구조는 단점으로 지적된다. 출력된 인쇄물이 트레이 위에 차곡차곡 모이므로 인쇄용지가 얼마나 남았는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트레이에 담을 수 있는 인쇄용지가 80매 수준밖에 안돼 좀더 많은 출력을 동시에 걸 경우엔 자리를 뜨기가 어렵다.

다른 카트리지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에러 메시지를 띄우고 중간에 멈추지 않고, 남은 검정 카트리지나 컬러 카트리지로 마지막까지 마무리 하기 때문에 출력 작업에 대해 믿고 맡길만하다.

책의 스캔작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커버를 완전히 때어 낼 수 있게 한 설계는 탁월해 보였으나 훼손에 문제점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이 제품은 1,200*2,400 dpi 스캔 해상도, 48비트 컬러를 지원한다.

13년간 오존에 의한 변색이 없고, 물에 의한 손상을 방지해 주는 비베라 카트리지(색소분자에 최적화된 다공성용지(POC) 잉크)를 제공해 이미지가 많은 인쇄에 적합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공식 구매가가 14만원대로 실제 인터넷의 주문가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10만원대 제품치곤 이정도 성능이면 쓸만한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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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반하는 의견을 게재한 서범근 전문리뷰어는 “HP의 데스크젯 라인업 중에서 초저가 제품을 고른다면 10만원 이하의 제품을 구입 할 수 있기 때문에 출력량이 적은 사용자는 굳이 K735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다만 프린터의 유지비용에도 제품가격이 포함된다면 출력량이 적은 경우 유지비용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견을 밝혔다.

서범근 리뷰어는 하지만 반대로 “출력량(300 페이지 미만)이 많다면 F735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