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케이블TV의 프로야구 중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야구팬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지만, 중계를 준비한 인터넷 업계는 반사이익에 웃고 있다.
지난 18~19일 주말 동안 케이블TV서 프로야구 중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중계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
SBS스포츠를 대표로 한 KBS N, MBC-ESPN, 엑스포츠 등 케이블TV 4사는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중계권 대행사인 에이클라와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중계권료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에이클라가 제시한 금액은 4개 회사당 14억원이며, 케이블 채널 4사는 10억원 선에서 배수진을 쳤다. 방송가에서는 올해 케이블TV 야구 중계가 끝내 무산될 가능성도 적잖이 보고 있다.
■아프리카TV로 야구팬 대 이동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야구팬들은 인터넷 중계로 몰리고 있다. 특히 하루 두 경기를 케이블TV처럼 생중계하는 나우콤의 ‘아프리카TV’는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다.
케이블TV 야구 중계가 없던 지난 18일 아프리카TV는 야구채널은 누적접속자 60만명(자체조사)을 돌파했다. 1주일 전 35만여명 보다 2배 가까이 늘은 것. 평소 케이블TV 야구 중계 누적 시청자 수가 경기당 25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적이다.
여기에 SK텔레콤 대형 광고도 야구 코너에 새로 붙는 등 실수익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나우콤 김종오 팀장은 “야구 중계로 방문자 수가 급증하면서 광고수익 호조가 예상된다”며 “응원문자 보내기나 커뮤니티 입장 등에 대한 아이템 판매도 기대주다”고 밝혔다.
나우콤은 케이블TV 야구 중계가 완전 무산될 경우 인력을 충원해 전 경기를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야구 중계 주도권이 케이블TV서 인터넷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 이유다.
■포털업계, 야구팬 유치전 심화
포털 야후코리아의 행보도 주목된다. 야후 역시 올해 프로야구 중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야후는 이달 9일부터 프로야구 전 경기 중계에 구단별 캐스터 방식을 도입했다. 자신이 선호하는 팀의 담당 캐스터가 ‘편파중계’를 해주는 것. 웹캠으로 캐스터의 얼굴 표정까지 보며 현장감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3D 플래쉬 화면에서 경기 중인 투수와 타자 상황, 구질까지 분석하는 것도 야후 중계의 특징이다. 짤막한 한줄 정보로 경기상황을 파악해야 했던 기존 문자중계 보다 현장감을 높인 것.
김대선 야후코리아 대표는 “야구팬들에게 더 전문적이고 생동감 있는 중계를 전달하려 개편했다”며 “살아있는 스포츠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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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라이브센터 코너로 경기 영상을 생중계하는 네이버와 MBC 허구연 해설위원의 동영상 칼럼을 배치한 다음도 야구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야구팬 잡기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에이클라와 케이블TV 간 중계권 협상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