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신업계, IPTV 활성화에 안간힘

채널 확대와 망고도화 작업, 지상파 전국서비스에 총력

일반입력 :2009/04/15 16:32    수정: 2009/04/15 17:41

김효정 기자

"IPTV를 살려라"

통신업계가 IPTV 서비스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의 대표주자이자, 올 한해 투자액만 8,100억원에 이르는 통신 블루칩으로 알려진 IPTV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자 정부와 통신업계가 다시 한번 채찍질을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 IPTV가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수급 문제. 올해 초 IPTV 3개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과 실시간 서비스 체결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으면서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볼 만한 채널이 많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3사의 관련 월매출은 13억원 수준이며 실시간 IPTV 가입자는 24만명 수준이다. 서비스 초기라고는 하지만 투자규모와 시장의 관심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올해 망고도화 투자액을 제외하고 IPTV 콘텐츠와 플랫폼, 단말기 등에 3,6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KT는 실시간 IPTV 가입자 15만 여명을 포함해 70만 여명을 확보한 상태. IPTV에 대한 불투명한 시장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올 6월 통합KT 출범을 앞두고 결합서비스 선점을 목표로 하는 KT는 IPTV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자본력이 풍부한 KT는 IPTV 채널 수급과 전국적인 망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IPTV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교육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IPTV 교육 시스템 정착을 위해 'IPTV 공부방' 개설 등 사회환원 정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후발사업자인 LG데이콤도 IPTV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존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프리IPTV 서비스 없이 3사 중 가장 늦게 출범한 LG데이콤은 지상파 방송의 전국 서비스를 SK브로드밴드보다 앞서 시작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비스 개시 4개월째를 맞아 실시간 IPTV 가입자 7만여명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올해 IPTV에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계획 중인 LG데이콤은 전국 실시간 서비스 등 고객 저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데이콤은 현재의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더구나 흡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LG파워콤이 15일 주택가 대상의 100Mbps급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100' 출시를 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LG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느린 전송속도로 인해 주택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은 IPTV 서비스 제공이 상대적으로 힘들었다"며 "이번에 출시한 주택가 대상 100Mbps급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IPTV 고객층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에 인수된 SK브로드밴드는 IPTV 사업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입장이다. 올해 망고도화를 제외한 순수 IPTV 사업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SK브로드밴드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 시절 '하나TV'로 재미를 본 SK브로드밴드지만,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IPTV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방송통신'보다 '유무선' 결합서비스 경쟁력이 우선인 SK텔레콤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도 IPTV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IPTV를 대표적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택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산업유발 효과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자 추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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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IPTV 전용 스포츠채널을 만드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IPTV 활성화에 발목을 잡았던 채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블TV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법 개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케이블TV사업자들이 IPTV 진입을 원하는 프로그램제공자(PP)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IPTV 활성화를 위해 보다 원활한 채널 수급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