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지식경제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요즘 초등학생들이 닌텐도 게임기를 많이 가지고 있던데 우리도 ‘닌텐도 같은 거’ 개발해볼 수 없느냐”고 발언한 이후 게임업계는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 이를 크게 다뤘으며 평소 콘솔 게임기는 안중에도 없었던 정부 또한 '실감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술 개발에 10억원, 감성서비스 모바일 단말기 기술 개발에 15억원을 배정하는 등 총 35억원을 휴대용 게임기 개발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16일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이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와 관계기관, 몇몇 언론들은 ‘우리도 콘솔 게임 사업을 할 수 있다’, ‘국내 게임 산업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등의 전망을 내어놓고 있으며 SK텔레콤의 플래시게임 기반 휴대용 게임기 ‘마이레이서’와 대표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 시리즈의 최신모델 ‘GP2X WIZ'가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 종사들과 게이머들이 볼 때 이러한 정부와 기관의 움직임은 ‘촌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난 13일 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이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신춘 포럼'에서 코다 미네오 한국 닌텐도 대표이사는 "불법 복제를 해결해야 한국 콘솔 게임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한국에서 200만대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문제의 대통령 발언’이 나오게 한 그 ‘원인’을 판매하는 수장의 입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흔히 ‘닌텐도’라 불리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NDS)'의 성공이 불법복제에 기인했다는 것을 닌텐도 코리아 스스로가 인정했다는 것이다.
200만대라는 대기록은 수많은 정품 게임 소프트웨어를, 또 그것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퍼블리싱한 게임사들을 짓밟고 세운 기록이다.
많은 게임사들이 NDS의 가능성을 믿고 게임을 출시했지만 그것은 불법복제를 위한 제물이었고 그 재물을 토대로 NDS본체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결국 NDS 사업과 관련해 돈을 번 회사는 게임기를 출시한 닌텐도 하나뿐이며 게임의 불법복제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임기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비단 불법복제 차단만은 아니다. 게임기를 개발하고 난 뒤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얼마나 되는 해외 개발사들이 참여해 줄 것이며 국내 개발사 중 불법복제의 위험을 감소하고 서드파티를 자청할 곳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문제를 게임기 개발부터 강행하는 것은 ‘땅도 고르지 않고 집을 짓는’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자가 예상할 수 있는 미래는 3가지다.
첫 번째는 불법복제와 서드파티 참가 부재로 인해 사업 전체가 망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많은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이 가정에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NDS와 마찬가지로 많은 서드파티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게임기만이 성공하는 것이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해외 게임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로비 능력과 국내 업체들을 참가시킬 수 있는 강제력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가정은 이 나라에서 불법복제가 뿌리 뽑히고 우수한 게임기가 개발돼 자연스럽게 많은 게임사들이 서드파티를 자청하고 나서 국내외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미래가 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너무나도 희박하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가정했던 미래를 바란다면, 급하게 게임기를 개발하기 보다는 지금 이 나라의 콘솔 시장이 어떠한 상태인지를 파악하고 각종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단순히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정도가 아닌 ‘수술’에 가까운 강도를 말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우리나라의 콘솔 시장은 이미 몇몇 양심 있는 유저들과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집을 짓기 전 토양을 고르는 일에 정성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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