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F에게 2G란?

일반입력 :2009/01/13 09:00    수정: 2009/01/13 10:01

이설영 기자

3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2G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2G 용 고기능 폰 두 종을 신규 출시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SK텔레콤 1월달 2G 가입자수는 약 1,900만명에 달했던 반면 12월 말에는 1,400만명으로 약 500만명이 줄었다. 반면 3G 가입자수는 1월에 약 300만명에서 12월 800만명으로 500만명이 늘었다. 3G 가입자수가 늘어난 만큼 2G 가입자가 줄어든 셈.

이런 가운데 모토로라가 '모토프리즘'을, 팬택계열 스카이가 '큐피드'로 SK텔레콤 전용 2G폰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두 모델은 기존 2G폰과 달리 풀터치스크린, DMB 등의 기능을 갖춰 고기능 2G폰을 원했던 사용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2G 가입자당매출(ARPU)이 3G에 비해서 약 10% 가량 떨어지는 상황이다.

3G에 비해 수익성도 낮은 데다가, 매달 일정 이상 가입자수가 줄고 있는 2G 용으로 신규폰을 내놨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지 않는다.

■SKT, 2G 고객 끌고가야

국내 이통 3사 중 SK텔레콤과 KTF가 2G에 이어 3G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G텔레콤은 2G 서비스만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F가 똑같이 2G와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입장에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KTF가 '3G 올인' 전략을 택한 반면 SK텔레콤은 '2G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

KTF 관계자는 KTF 입장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봐서도 그렇고, 3G로 유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영상통화나 일부 데이터서비스 등 3G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2G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겠지만 대세 자체는 3G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G 보다는 3G에 비중을 더 둔다는 말이다. 이런 전략을 반영하듯 KTF 출시 단말기 라인업의 경우에도 2G와 3G의 비중은 1대9이다.

SK텔레콤은 좀 다르다.

모 제조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2G폰의 경우 사업자의 요청이 없이 제조사가 단독으로 출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모토프리즘과 큐피드의 출시가 SK텔레콤 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 SK텔레콤과 KTF의 전략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뭘까.

SK텔레콤 가입자 중 현재 2G와 3G의 비중은 약 6대4 정도. 다른 이통사보다 2G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SK텔레콤의 2G 가입자들은 장기고객이 많은 편이고, ARPU 또한 높아 우량고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용자들이 많다. '011 마케팅'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011'로 시작하는 번호를 갖고 있는 기존 가입자들의 만족도를 유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단말기 라인업도 그만큼 갖춰놔야 한다.

기존 2G 폰들의 경우 3G와 비교해서 저사양의 저가폰이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휴대폰을 교체하고 싶은 고객들이 고사양이지만 저렴한 단말기를 찾아 다른 이통사로 '갈아탈' 가능성을 줄여줄 필요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MHz 대 '황금주파수'를 재배치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800MHz 주파수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2G 가입자수를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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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관계자는 '듀얼 네트워크 전략'이라고 해서 2G와 3G 이용자의 비율을 균형있게 끌고가자는 방향성이 있다면서 최근 2G 용 신규 단말기가 출시된 것은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G 가입자들도 다양한 단말기 라인업 중 원하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년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