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G 시대 개막, SK텔레콤에 기회 올까?

일반입력 :2009/01/07 10:24    수정: 2009/01/07 11:55

이장혁 기자

최근 중국이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권 발급을 허가함에 따라 중국 내 3G 서비스가 곧 선보일 전망이다.

■중국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작 '초읽기'

지난 2008년 12월 31일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는 TD-SCDMA, WCDMA, CDMA2000 라이선스를 발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3G 라이선스는 공업신식화부에서 발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3G 사업권 발급 이유에 대해서 ▲내수촉진 ▲통신시장 경쟁구도 합리화 ▲자국 기술인 TD-SCDMA 산업 성숙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이중(李毅中) 공업신식화부 부장은 “2009~2010년 3G 투자가 2,8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2009년 통신업무총량, 통신서비스 매출을 각각 15%, 6% 늘릴 예정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차이나텔레콤은 3G 사업권을 공식 발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3G망구축에 돌입했으며 2009년 1분기 내에 북경시내 3G 커버리지를 완료할 계획이다. CDMA망 고도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무선 브로드밴드 다운로드 속도가 3.1M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3G 서비스가 시작되면 빠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中 시장 진출 '탐색 중'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 포화 ▲가입자 MOU 및 ARPU 성장 정체 ▲이동통신 대체 신기술 등장 ▲요금인하 및 투자 압력 등으로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또 해외 자본시장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에 대한 성장기대치도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우려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정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외 시장은 내수 시장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높으며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다는 여력이 남아있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중 글로벌 비즈니스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CDMA, 1x, EVDO 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을 비롯해 일본의 KDDI 기술 컨설팅은 물론 EVDO/WCDMA 이종망 구축 및 운영 경험도 가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미국 시장에서 자회사인 힐리오를 매각하는 등 해외 사업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약이 됐다는 평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중국 내 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에 대한 지분 투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WCDMA를 비롯해 각종 컨버전스 사업 분야에 진출하면서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중국 내 유무선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ViaTech에 2,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 1월에는 GPS 사업자인 '이아이(E-eye)까오신'을 1,560만 달러(지분 65%)에 인수 했다.

또 2008년 3월에는 음반제작 및 가수 육성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 TR Music에 1,100만 달러를 투자해 42%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中 3G 시작, SK텔레콤에게 '기회 올까?'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3G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해서 SK텔레콤이 당장 수혜를 입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의 중국 투자는 이미 한차례 쓰디쓴 실패를 맛 봤다. 중국 통신시장 개편에 따라 1조원을 투자했던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율이 반쪽이 났고, CDMA 사업 이관으로 수개월 동안 실리를 상실한 채 중국 시장을 겉돌아야 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왔던 SK텔레콤의 시장 공략과 투자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1조원을 투자했던 차이나유니콤에게 WCDMA로 3G 사업권이 부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동안 중국 TD-SCDMA에 대한 기술개발에 집중해 왔던 SK텔레콤의 전략도 콘텐츠 위주로 수정됐다. 이 때문에 TD-SCDMA를 발급 받게 될 차이나텔레콤과 관계 유지도 큰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지난해 연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대형 해외사업을 담당했던 글로벌 사내독립기업(CIC)를 대신해, 컨버전스 사업을 하는 C&I CIC와 무선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MNO CIC에 해외사업을 분산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실리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무선인터넷 전도사라고 알려진 정만원 신임 SK텔레콤 사장의 색깔과도 일치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국에서 당장 3G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해도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 특성상 없던 콘텐츠가 바로 생기고 각종 서비스를 바로 진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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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SK텔레콤은 오래 전부터 차이나유니콤과 파트너쉽을 유지하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이나유니콤의 추가 지분 확보를 포함해서 다양한 협력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시장에서 본격적인 3G 서비스가 시작되면 중국시장에 맞는 다양한 컨버전스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의 S-fone, 몽골의 Skytel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 시장 중심으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컨버전스 비즈니스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