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중국투자 “정말 안풀리네”

일반입력 :2008/09/07 20:15

김효정 기자 기자

SK텔레콤의 중국 투자가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다.

이달들어 SK텔레콤은 새로 출범하는 '뉴 차이나유니콤'의 2대주주 자리를 내놓게 된 데다 추가지분 확보 경쟁에서도 스페인 이동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더구나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CDMA사업을 이관받은 ‘뉴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지분 참여도 여의치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 통신시장 진출에 상당히 공을 들여온 SK텔레콤은 재차 막대한 자금을 투입,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별다른 소득없이 중국시장에서 발을 빼야하는 처지다.

■텔레포니카 ‘뉴 차이나유니콤’ 지분. SK텔레콤보다 앞서

지난 4일 중국 언론들은 차이나넷콤의 주주인 스페인 텔레포니카(Telefonica)가 11억유로(1조8000억원)을 투자,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iance Bernstein)이 보유하고 있는 차이나넷콤 주식 2.7%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텔레포니카는 기존 차이나넷콤 주식 약 5.74% 에다 지난 1월 발표한 약 2.2%의 매입분을 포함하면, 차이나넷콤의 지분 9.9%를 보유하게 됐다. 주식 취득 후 텔레포니카는 차이나넷콤의 2대주주가 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텔레포니카가 중국 통신업계 재편으로 추진중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넷콤 합병에 따라 설립된 ‘뉴 차이나유니콤’의 주식 5.5%를 보유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2007년 8월 전환사채를 통해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약 6.6%을 취득, 2대 주주로 올라섰으나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넷콤의 합병으로 ‘뉴 차이나유니콤’의 지분비율이 3.8%대로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언론은 SK텔레콤의 향후 중국 투자와 관련 ▲‘뉴 차이나유니콤’의 2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차이나유니콤의 CDMA사업을 이관 받은 ‘뉴 차이나텔레콤”에 자본 참여할 것인지에 관심을 두는 한편 중국통신업계 재편이 행여 국유자본의 유실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뉴차이나유니콤’ 2대주주 자리 상실

지난 2일 중국 인터넷뉴스인 'CNNB 닷컴'은 이석환 SK텔레콤 중국사업부문장이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매우 좋은 기회가 생기다면,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겠다. 그러나 2개 회사와 합작할 가능성은 적다.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CNNB 닷컴'은 또한 이석환 부문장이 세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를 유지하기 위해 행동을 취할 것이라 밝힌 인터뷰 내용도 소개했다.

앞으로 새로 출범하는 '뉴차이나유니콤'은 차이나유니콤 BVI 40.92%, 차이나넷콤 29.29%, 일반주주 29.59%의 주식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SK텔레콤이 이전처럼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9.29%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해외시장 진출 확대’라는 명분과 ‘CDMA사업 이관’으로 실리를 상실한 ‘뉴 차이나유니콤’에 과연 막대한 자금을 재차 쏟아 부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이미 ‘뉴 차이나유니콤’의 주식 5.5%를 보유하게 된 스페인 텔레포니카와도 치열한 지분 경쟁을 벌여야할 상황이다.

■‘뉴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네

이미 일부 매체에서 보도되었듯이 차이나텔레콤은 해외 제휴선을 물색하고 있다. 지난 6월초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사장은 “우리는 전략적 제휴 상대를 찾고 있으며, 이미 4~5개 업체와 접촉한 상태다. SK텔레콤. 싱가포르텔레콤(싱텔) 등도 전략적 투자 대상 기업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이나텔레콤의 속내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많은 해외 기업들이 차이나텔레콤에 투자를 희망했으나 회사 실적과 장래성에 대한 저평가를 이유로 실직적인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이 자사 차이나유니콤 지분을 차이나텔레콤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 통신업계 재편 발표시에, 中증시 전문가들은 CDMA 진영인 SK텔레콤이 자사 차이나유니콤 지분을 차이나텔레콤 주식으로 전환하기를 기대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SK텔레콤이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을 동시에 매입하면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들 역시 차이나텔레콤이 3G사업권을 획득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SK텔레콤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라고 中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SK텔레콤의 투자 희망은 현재로서는 기대 난망인 셈이다.

중국 여론도 외국자본의 자국 통신기업 투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통신업계 재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자 도입에 따른 국유자본 유실’을 지적하고 있다.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차이나넷콤 지분 확대 등과 같은 외자처리에 정부 기관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