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토가 중독방지 기기?…오토 판매업체 주장

일반입력 :2008/12/18 12:13    수정: 2008/12/30 22:04

이승무 기자 기자

최근 오토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단속과 조치가 강화되자 이를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2월 3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게임산업의 중장기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오토매크로 프로그램 및 기기․장치(이하 ‘오토매크로’)에 대한 강한 근절 의지를 밝혔다.

또한 11일에는 사단법인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오토매크로의 온라인상 유통 및 온라인상 광고․홍보를 근절하고, 건전한 인터넷문화 조성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정부와 협회의 이런 행동에 힘입어 엔씨소프트는 오토매크로 제조 업체 8여 곳을 수사 의뢰 했으며 16일에는 자사의 인기 MMORPG ‘아이온’에서 불법매크로를 사용한 유저 758명의 계정을 영구 정지 조치하고 그 명단을 공개했다.

이렇게 민·관·기업이 오토매크로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자 궁지에 몰린 한 오토매크로 제조 업체 A사는 ‘억울하다’며 ‘맞대응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업체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오토매크로가 ‘불법 기기 및 프로그램’이 아니며 오히려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게임 중독 방지 기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오토매크로는 게임 프로그램을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프로그램법’을 위반하고 있지 않다며 과거 이에 관련된 형사소송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A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개정될 게임산업진흥법(이하 게진법)이 게임사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으며 그런 게진법의 개정을 막기 위해 위헌법률심판 등의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A사의 주장에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반응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토매크로는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고 밸런스를 파괴해 궁극적으로 게임을 망치게 되는 주범이다”며 “대적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들에게 큰 박탈감을 주는 오토매크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즐기는 한 게이머는 “오토로 인해 게임 중독이 방지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이다 오히려 게임 중독을 부축이는 장치”라며 “엔씨소프트의 이번 오토매크로 사용자 계정 영구정지는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이머는 “오토가 성행하고 있는 게임의 그 어떤 게시판에도 오토를 옹호하는 글이 없다. 반대로 오토를 비판하는 글은 너무 많아 언급하기 힘들 정도다. 이것은 게이머들이 오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바라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민·관·기업이 합심해 그 어느 때 보다 오토 매크로 근절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요즘.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과연 이번에는 오토 매크로가 근절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