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마침내 두 손을 들었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음악 판매를 고수해온 애플은 EMI에 이어 소니BMG·워너뮤직·유니버설뮤직 등 4대 음반사 모두의 음악을 DRM 프리로 제공할 계획이다.EMI의 DRM 프리 음악을 ‘아이튠즈’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다른 3대 음반사와도 DRM 프리 음악 제공을 위해 협의중이라고 씨넷뉴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협의는 아직 예비단계지만, 한 소식통은 3대 음반사 중 한 곳은 최종계약 일보직전까지 왔다고 전했다. 인터넷에서는 그 음반사가 소니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애플이 4대 음반사와의 협의를 이끌어낼 경우,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음악은 아이폰과 아이팟 등 애플 기기에서만 재생 가능했던 소비자의 불편함이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제한은 지금까지 아이튠즈에 대한 비판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애플은 자사에 DRM 의무를 지운 것은 음반사 쪽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음반사 관계자들은 애플이야말로 DRM 프리 음악 판매에 주저해온 장본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애플은 아이튠즈 판매 음악을 비(非)애플 기기에서의 재생을 막기 위해 ‘페어플레이(FairPlay)’라는 이름의 DRM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미국의 음악 제공 서비스 업체들은 ‘DRM 프리’ 정책을 중심으로 아이튠즈에 도전해 왔으며, 4대 음반사는 지난해 아이튠즈 이외의 음악서비스에 DRM 프리 음악 판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마이스페이스뮤직, 냅스터 등에서는 개방적인 MP3 음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니버설뮤직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준’ 전용으로 MP3 음악 라이선스 제공을 발표할 예정이다. EMI와 워너는 이미 ‘준’과 DRM 프리 음악 판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적어도 4대 음반사 중 두 곳이 몇 개월간 애플과 DRM 프리 음악 판매에 대해 논의를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음반사가 최종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아이튠즈가 4대 음반사의 음악을 DRM 프리로 판매할 권리를 얻게 된다면 디지털 음악업계에서는 아이튠즈의 지배적인 위치가 더 강화되고 경쟁사들은 보다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소비자의 승리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