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도 좋고 확장성도 뛰어난 이른바 차세대 데이터 센터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한국HP와 한국IBM '두 대마'(大馬)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 전체에 전선이 확대되고 있고 서로를 향한 설전도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신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세미나 등을 통한 마케팅 전쟁도 본격화됐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온다.
그런만큼 신경전은 점점 날카롭게 변해가고 있다. 장군멍군식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잡기 위한 HP와 IBM간 '대권경쟁'이 2008년 IT인프라 업계 최고의 관전포인트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한국HP는 24일 오전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기반 환경의 혁신과 에너지 효율성을 도모하는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공개했다.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센터 서비스는 HP 본사가 올초 인수한 데이터 센터 컨설팅 전문 업체 EYP의 '주특기'로 한국HP는 EYP를 통해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구축 그리고 컨설팅 및 설계에 이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HP는 에너지나 평가 등에서 진보된 노하우를 가진 EYP를 통해 경쟁사(IBM)보다 광범위한 솔루션을 갖췄다며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HP는 IBM은 단편적인 제품쪽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별화도 강조했다.
한국HP에 따르면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센터 서비스는 HP가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전략적인 기획부터 설계, 운영 지원에 이르는 종합적이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통해 연중무휴의 안정적인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환경 구축과 에너지 절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구성 요소는 미션 크리티컬 설계, 미션 크리티컬 검증 및 운영 전략 수립, 미션 크리티컬 컨설팅으로 이뤄져 있다.
EYP 서비스와 HP 모듈러 쿨링 시스템(랙타입 쿨링 시스템) 및 다이내믹 스마트 쿨링(동적 항온항습 설비 제어 시스템)을 결합하면 이전보다 한층 진보된 그린 데이터센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게 한국HP 설명이다.
이에 앞서 한국HP는 지난 1월 차세대 데이터센터 (NGDC) 시장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 최적화 및 가상화, 자동화 솔루션 로드맵도 발표했다.
그린데이터센터 구축 단계별로 현 위치를 수치화하고 이에 따른 로드맵을 수립해 최적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평가 모델인 어댑티브 인프라 성숙도 모델(AIMM)과 모듈형 데이터 센터 설계 방법인 MDC(모듈러 데이터 센터)도 선보였다.
당시 한국HP의 김광선 상무는 국내의 경우 1개 고객사에서 NGDC 도입을 준비중이고, 5개 고객사들과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HP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의 경쟁 상대가 한국IBM인 것은 맞지만 동급으로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폭과 깊이에서 한국HP가 한수위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IBM은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 차세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한국HP에 밀릴 이유는 없다는 얘기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IBM은 23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고객 세미나를 열고 에너지 비용 상승과 환경 문제에 직면한 기업 고객들에게 보다 뛰어난 에너지효율을 제공하기 위한 친환경 그린 IT 전략 '빅 그린 프로젝트 2.0'(Project Big Green 2.0) 공식 발표했다.
빅 그린 프로젝트 2.0은 데이터센터가 IT 요구사항을 맞추면서 에너지 효율까지 향상시켜 자본 및 운영 비용을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게 골자다.
이를 위해 한국IBM은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센터 EMDC(Enterprise Modular Data Center)▲이동형 데이터센터 PMDC(Portable Modular Data Center) ▲데이터센터 냉각 및 전력성능을 개선하는 HDZ(High Density Zone) 등 3가지 주요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발표, 데이터센터 효율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IBM의 김진환 실장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고객들은 아직 기존 구축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1년정도의 알리기 작업이 이뤄지면 EMDC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자신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한국HP와 한국IBM간 경쟁은 아직은 '초반 기싸움' 성격을 띄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스타일을 무리없이 받아들이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초반 기싸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