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모바일 ④ 통신사 엔터프라이즈 모바일「내년 기약」

일반입력 :2001/11/14 00:00

전만환 기자

지금까지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개인 사용자를 더 많이 확보하거나 법인 명의 단체 가입자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당면 과제였기 때문. 그러나 전화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대체 아이템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무선 인터넷과 데이터 통신 시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Biz사업본부 Biz솔루션팀 이용장 팀장은 “기업 시장에서 데이터 사업이 고려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반부터, 이를 사업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LG텔레콤이 법인 전용 브랜드인 ‘비투비(btob)’를 내놓을 때만 하더라도 서비스 목록에는 단체 가입시 요금 할인 혜택이 주를 이뤘다. 사실상 기업들의 모바일 데이터 통신 지원 기능은 고작 휴대전화로 전자우편을 보거나 단체 공지를 위한 무선SMS (단문 메시지 전송)를 전송하는 수준에 그친 것. 이런 추세는 뒤이어 출시된 SK텔레콤의 법인 전용 브랜드 ‘윌비(WillB)’와 올해 초 KTF의 ‘비즈(viz)’ 브랜드가 나올 때까지도 여전했다. LG텔레콤의 데이터개발본부 데이터전략기획팀 현준용 차장은 “데이터 수요는 아직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개인 대상 서비스인 무선 인터넷의 경우 소문만 무성할 뿐 벨소리/캐릭터 같은 아날로그적인 서비스나 텍스트 데이터 서비스인 증권 정보, 운세 정도가 고작”이라고 평가했다. 현 차장은 기업 솔루션 부문에선 더욱 상황이 열악한 실정이라고 폄하한다. 지난해까지 원격 제어, 검침, 보안 등에 일부 공급된 경우는 있지만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무선SMS 정도를 제외하면 단순한 폰(음성 전화) 기능이 확장된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 그는 “기업용 모바일 데이터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물류, 유통, 보험 등 외근자들이 많은 기업들이 고객 관리, 영업 관리 등 일부 모듈에 응용하기 위해 도입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모바일 데이터 통신 ‘대세’반면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개인 사용자 대상의 ‘무선 인터넷’ 이슈를 등에 업고 기업 인트라넷에 대한 무선 액세스,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유·무선 동기화 등 관련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 접속 기기에서도 휴대전화 단말기뿐만 아니라 PDA, 전용 단말기 등에 이동통신 칩을 내장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여주고 있다.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IS-95C (cdma2000-1X)의 가장 큰 수요처는 기존 음성전화 시장보다 데이터 시장인 무선 인터넷과 기업용 모바일 비즈니스 분야라고 판단해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기업용 모바일 데이터 시장에 대한 잠재적인 성장성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기업용 서비스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LG텔레콤은 대신정보통신, LG-EDS, 롯데정보통신, 키스톤 테크놀로지, 버추얼텍 등 SI, 솔루션 분야의 총 130여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현장 영업을 벌이고 있다. LG텔레콤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텔레매틱스 프로젝트를 포함해 롯데칠성, 동부화재, LG전자, 한진택배 등 업체들의 외근 직원들의 영업/고객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LG텔레콤의 법인마케팅팀 박정애 부장은 “지난 99년 말 GPS를 기반으로 한 통일 물류의 물류 추적 시스템 공급을 시작으로 기업 인트라넷 서버에 접속할 수 있도록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등과 연동 가능한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사용자 수로 보면 현재 전체적으로 13만∼15만 회선이 공급됐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특정 산업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모바일 솔루션을 도입할 의사가 있는 기업조차 기술 문제, 현금 유동성 등을 고려해 IT 신규 투자에 인색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타 사업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분야 시장을 키우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자사의 n.Top 서비스와 윌비, 넷츠고, 오케이캐시백 등 유·무선 서비스를 통합, ‘네이트(NATE, www.nate. com)’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내놓은 SK텔레콤은 12월 1일부터 ‘모바일 ASP’ 사업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말 한국IBM(로터스), 핸디소프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막바지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SK텔레콤의 이용장 차장은 “SK텔레콤은 올해 초 기업의 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무선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동통신의 가치 사슬을 컨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터미널의 4가지로 설정하고 네트워크(무선망)을 기반으로 컨텐츠(NATE)와 함께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개척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12월부터 모바일 그룹웨어 ASP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단계적으로 SFA, CRM 등을 추가, 모바일 지원 인프라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모바일ASP 서비스 구성도이 차장은 “시장 진입 시기가 중요하다. 유선 시장에선 이미 기업들이 단독 솔루션을 구축했기 때문에 ASP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무선의 경우 아직 모바일 인트라넷에 투자하지 않은 기업들이 모바일 ASP를 고려할 여지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 인터넷 단말기 보급률이 가장 높은 KTF는 기업용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선 이렇다할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KTF는 개인과 기업의 구분을 막론하고 무선 인터넷/데이터 시장의 활성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모 회사인 한국통신의 중소기업 대상 통합 플랫폼 서비스인 ‘엔텀(enTum)’에도 모바일 액세스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KTF는 전용 단말기를 기반으로 한 특화된 시장에서 우선 입지를 확보할 방침으로, 특히 무선 신용카드 결제기 같은 개인 사업자용 솔루션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KTF는 모디아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증권 전용 단말기를 이달부터 공급 계약된 증권사 뿐 아니라 일반 대리점에도 유통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또 삼성전자가 개발·출시한 PDA를 HPC급 컴퓨팅 단말기로 공급하기 위해 제휴를 체결했으며, PDA 유통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KTF의 Biz사업본부 Biz상품개발팀 신원섭 팀장은 “휴대전화 단말기만으로 데이터와 IS-95C 망에서 지원될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제대로 소화해내기는 어렵다. KTF는 이를 위해 PDA와 유사한 크기와 기능을 제공하면서 폰 기능도 지원되는 전용 단말기를 다량 보급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런 PDA 시장이 살아난다면 데이터 분야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 “탐은 나는데 돈이 없다”한편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한 편이다. 일부 업종을 필두로 모바일 업무 환경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관심에 불과할 뿐 실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데이터 통신에 대해선 패킷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비싼 통신 요금도 부담스러운데다 도입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에 대해 관련 기업들이 선뜻 금고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 점도 이 시장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KTF의 전용 단말기 현황LG텔레콤의 기업용 모바일 주요 구축 사례아직 신뢰할 만한 수준의 모바일 솔루션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등 해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모바일 관련 모듈을 일부 개발했고, 국내 모바일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기업 전산시스템에 대한 모바일 액세스 지원 방식으로 동기화 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정도. 이런 안팎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내년 초부터 무선 인터넷과 함께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 대해서도 영업과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세대 서비스가 연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입자 포화상태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극복할 대안은 데이터 통신 시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