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기준이 6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와 각 업체들은 지금까지 연구와 물밑 작업을 진행하면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각사의 입장을 공론화하고 있다. 이달 초 한국통신학회에서 주최한 'IMT-2000 기술 및 정책 심포지움'에서 정부, 서비스 사업자, 장비업체, 학계 대표들은 정부의 사업자 선정방식에 자사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이론과 사례를 동원하고 있다. 오는 6월 말 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방식 결정을 앞두고 기술 표준에 대해 사업자, 제조업체마다 부분적으로 견해가 달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장비업체들은 세계 시장 규모와 국가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동기/비동기식 모두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으로 정리되는 반면, 서비스 사업자들은 단일표준과 복수표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SK텔레콤은 동기식이든 비동기식이든 단일표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했다. 한국통신은 사용자 편익, 해외진출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비동기방식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 LG텔레콤은 기술표준에 대해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복수표준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솔엠닷컴은 사용자가 이용하기 편리하고 사업자의 접근 가능한 표준이 선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기존망을 활용하는 방향을 희망하고 있다. 한국IMT-2000은 복수표준을 제안하면서 기존 사업자는 동기식으로, 신규 사업자는 비동기식으로 채택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동기 vs. 비동기식 도입부터 이견 대립 기술 표준이 화두가 된 이유는 북미식 동기방식을 선택하느냐, 유럽식 비동기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비용은 물론 시장 점유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2세대 이동전화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변화에 따른 변수를 최소화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단일표준이 유리하다. 복수표준이 채택될 경우 표준 자체가 사업성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 CDMA 방식과 다른 기술표준 도입을 꺼리고 있는 것. 그러나 한국통신, LG텔레콤이 2세대 이동전화 시장의 구도를 바꾸기 위해선 IMT-2000 사업이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들은 SK텔레콤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3세대로 넘어가면서 표준 자체부터 바꿔 다른 표준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장비 업체들의 경우 대체로 복수표준을 선호하고 있다. 장비업체들은 특히 정부가 국익 차원에서 전세계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비동기 방식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퀄컴이 과다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점을 지적, CDMA 방식만을 채택할 경우 퀄컴에 끌려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은 기술적인 우위를 갖고 있는 동기식과 세계 시장의 주류인 비동기식을 같이 서비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는 복수표준제를 시행하되 시차를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비동기식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지만, 국내 장비업체들이 아직 비동기식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음을 반영했다. 사업자와 장비업체를 통틀어 비동기식 도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사업자들은 SK텔레콤이 독주하고 있는 기존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호기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동기식을 도입할 경우 기존 망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에 비해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겠지만, 기술 사용료(IPR) 문제와 차후 장비/단말기 가격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큰 차이가 없거나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들에게 또 하나 중요한 사안인 사업자 수에 대해서도 3개와 4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통신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은 사업자를 3개 이내로 허가해야 과열 경쟁과 중복 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솔엠닷컴 한국IMT-2000은 경쟁 촉진 등을 이유로 외국의 사례를 들며 4개 이상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자적으로 사업권 획득이 어려운 한솔엠닷컴은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를 배려해 4개를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 한국IMT-2000은 기존 사업자 외에 신규 사업자 몫으로 1개의 사업권을 할당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사업자 수와 주체에 대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문제. IMT-2000을 '이동전화의 연장선'으로 볼 것이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2세대와 완전히 다른 서비스'로 볼 것이냐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다. 유럽의 경우 IMT-2000 서비스를 기존 2세대와는 다른 서비스로 보고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춰 신규 사업자를 선정해 경쟁을 촉진하고, 서비스를 조기 상용화시켜야 외국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내 상황에선 이미 이동전화 사업자가 5개로 포화상태여서 기존 사업자들간에도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 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면 과잉투자의 논란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사업계획서 심사방식으로 의견 일치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해선 사업자 모두 사업계획서 심사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IMT-2000 사업 자체가 설비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인데 경매제를 채택할 경우 사업권 획득 시기부터 출혈 경쟁이 가입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사업수행 능력이나 경험이 없는 사업자도 돈만 있으면 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서비스 품질과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외국의 경우처럼 주파수 경매제 형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일부 견해와 반하는데, 현재로선 경매제가 제도상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경매제를 채택한다면 관련 법규부터 재정비해야 하기 때문. 지금까지 국내에선 주파수 할당을 받을 때 정부가 사업 심사를 통해 적정 사업자를 선택하고 사업 전반에 대해 관리·감시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출연금을 내는 정도였다. 정보통신부의 석호익 지원국장은 "사업자 입장에서 진입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사업계획서 심사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주파수 경매제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석 국장은 "사업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 편협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어떤 방식이 선정되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약속한다"고 말해 선정 방식 뿐 아니라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석 국장은 또한 무선호출, 이동전화 등 3번의 주파수 관련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과잉·특혜 시비가 제기됐던 점을 의식한 듯 "지난 CT-2 사업자 선정 때는 사업자들이 정부가 왜 사업성을 걱정하느냐고 성토하더니 사업을 철수하면서는 오히려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며 사업자 선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한편 정부는 내달 말경 '사업자 선정기준'을 발표할 때 표준방식 결정은 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감한 사안인 표준방식을 미리 결정할 경우 불공정 시비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표준을 정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준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표준 방식에 대한 견해]한국통신 : 이용자 편익, 해외사업 진출 가능성 고려해 비동기 방식 필요SK텔레콤 : 동기든 비동기든 단일 표준 필요. 복수 표준 불가LG텔레콤 : 기술표준 사업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복수 표준 채택 필요한솔엠닷컴 : 기존망 활용 필요, 현재로선 표준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 한국IMT-2000 : 기존 사업자 동기식, 신규 사업자 비동기식의 복수 표준 제안삼성전자 : 국가경쟁력, 로얄티 문제 고려해 복수 표준 바람직LG정보통신 : 동기식, 비동기식 모두 SW로 해결 가능. 복수 표준 바람직현대전자 : 복수 표준제 필요. 시차를 두고 비동기식 적용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