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p 인하한 연 3.00%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만해도 금통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부동산 값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안정과 동시에 경제성장 등 상충될 수 있는 요인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국내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성장 하방압력이 증대됐으며 하방리스크를 추가 금리 인하로 대응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경기의 둔화 조짐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올 2분기 0.2% 역성장했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분기 0.1% 증가로 전환했지만, 소매 및 제조업 부문의 경제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 분기 대비 0.5%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생산지수도 2분기 전기 대비 1.5%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2%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9월에도 제조업생산지수는 0.1%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11월 기업 경기실사지수도 68로 집계돼 10월 69포인트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다봤으나 이달에는 0.2%p 낮춘 2.2%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8월 전망치 2.1%보다 0.2%p 내려잡은 1.9%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고관세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움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마지막인 11월 금통위에서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환율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띄고 있지만 우리나라 원화는 타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409.9원으로 크게 올랐으며 변동성이 커지자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우리나라 기준금리 차가 1.75%(미국 연방기금금리 4.50~4.75%)인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올해 내 인하하지 않는다면 원화 약세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25% 수준에서 3.0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환율 변
동성이 확대되었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여 경
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 및 인플레이션의 불확실
성이 증대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졌지
만 미 장기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달러화도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었다. 앞
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양상, 주요국 통
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흐름
이 약화되었다. 고용은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취업자수 증가규모
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
가겠으나 수출 증가세는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 및 내년 성장률이 각각
지난 8월 전망치(2.4% 및 2.1%)를 하회하는 2.2% 및 1.9%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
된다. 다만 이러한 성장경로에는 통상환경 변화 및 IT 수출 흐름, 내수 회복 속
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하였다. 10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가격 하락
에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낮아져 1.3%를 기록하였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1.8%로 둔화되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
은 수준(2.8%)을 유지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 상승이 상방압력으로 작
용하겠지만 국제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된다. 이에 따라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3%, 1.9%로 지난 전
망치(2.5%, 2.1%)를 하회할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은 지난 전망에 부
합하는 2.2%로, 내년은 지난 전망(2.0%)보다 소폭 낮은 1.9%로 예상된다. 향후 물
가경로는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국고채금리가 큰 폭 상승한 미 국채금리와 차별화된 움직
임을 보이며 하락하였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에 영향받아 상당폭 상
승하였다. 주가는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 둔화 등으로 하락하였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상승폭이 축소되고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계
절적 요인 등으로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되었지만 거시건전성정책의 영향이 이어
지면서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당분간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
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되는 가운데 성장경로의 불확
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당분
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에 유의할 필
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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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
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