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삼성SDI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삼성SDI는 28일 신임 대표이사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룹 내 '재무·전략통'으로 꼽히던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자리를 옮겨 경영진단실장을 맡게 됐다.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은 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그룹 내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모두 성과를 내며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힌다.
배터리 사업 수장이 재무·전략 전문가에서 기술전문가로 교체된 셈이다.
최주선 사장은 기술전문가이기도 하지만 경영 전략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요청 때문에 붙잡고 있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철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악화하던 LCD 패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며 철수 수순을 밟았다. 대신 새로운 먹거리인 중소형 OLED에 집중하고, TV 패널의 경우 QD 패널로 전환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이 변화 과정을 주도한 것이 최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최 사장이 대표를 맡은 2021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실적도 상승했다. 2020년 2조1천억원대 그치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21년 4조3천억원, 2022년 5조8천억원, 2023년 5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호조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이라는 거대 기술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를 두고 있다.
삼성SDI 안팎에서도 최 사장의 그간 경력에 비춰 기대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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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 공세와 대외경제 및 국제정세 불확실성 속에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를 두루 경험한 기술 전문가인 만큼 제조 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배터리 분야에도 전해지는 것을 염두에 둔 인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