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전 국민 'AI 사다리' 놓였다…의미와 남은 과제는

SKT·카카오·KT 3사, 연내 서비스…격차 해소 기대 속 품질·지속가능성은 과제

컴퓨팅입력 :2026/08/28 11:40    수정: 2026/08/28 11:54

정부 대국민 AI 서비스 '모두의 AI' 프로젝트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연내 서비스 개시를 앞뒀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모에 참여한 6개 컨소시엄을 평가해 SK텔레콤·카카오·KT 3개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모두의 AI는 전 국민이 비용 부담이나 이용량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3사는 9월 협약과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활용 역량은 국민 누구나 갖춰야 할 새로운 기본역량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정부는 올해 3사에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512장을 제공한다. 2027년부터는 예산으로 서비스 비용도 지원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3일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AI 활용 역량은 국민 누구나 갖춰야 할 새로운 기본역량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3사, 접근성·행동형 AI로 각축

이번 선정은 모델 성능보다 '확산 역량'에 무게가 실렸다. 발표평가는 서비스 접근성·이용자 확보 전략에 50점, 품질·안정성·보안에 30점, 국내 AI 생태계 기여도에 20점을 배정했다. 배점 절반이 '얼마나 많은 국민에게 닿을 수 있나'에 걸린 셈이다. 통신·플랫폼으로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한 3사가 유리했던 이유로 꼽힌다.

사업에 선정된 3사는 공통적으로 '국민 누구나 쉽게 쓰는 AI'를 목표로 내세웠다. 3사는 모두 묻고 답하는 챗봇을 넘어 정보를 먼저 챙기고 예약·신청 등 후속 행동까지 대신하는 '행동형 AI 에이전트'를 지향한다. 소상공인 매출 분석과 지원 정책 안내, 청년 채용 정보와 자기소개서 작성 지원 등 생활 과업 해결도 모두 강조했다.

단 3사는 각사와 컨소시엄이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사와 전략을 차별화했다.

SK텔레콤은 접근성을 앞세웠다.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전화·문자로도 AI를 쓸 수 있게 해 앱 이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독자 모델 'A.X K2'를 중심으로 컨소시엄과 업무협약(MOU)으로 31개 기업·기관과 연합군을 편성했다. 공공 영역에서는 정부24·PASS와 연계해 주민등록표등본 등 증명서 83종 발급 기능을 구현하고 이용자 건강기록을 바탕으로 맞춤 진료 정보를 제안하는 의료 연계 기능도 준비한다.

일례로 건강검진을 받은 이용자에게는 흩어진 검진·처방 이력을 모아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재검사 시점을 챙겨주는 '건강관리 비서' 역할을 한다. 생활 영역에서는 전화 걸기·예약 등 번거로운 일을 AI가 대신 처리하도록 고도화한다. 베타 서비스는 10월을 목표로 한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접점으로 삼았다. 별도 앱 설치나 가입 없이 익숙한 대화 환경에서 AI를 쓰게 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컨소시엄에는 LG유플러스가 핵심 참여사로, LG AI연구원·LG전자 등 LG 계열사와 서울대병원·신한은행 등 14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서비스는 범용 AI 챗봇, 공공 AI 에이전트, 분야별 특화 에이전트로 구성되며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카카오 자체 모델 카나나와 LG의 K-엑사원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의료·금융·세무·교육·돌봄·반도체 등 참여사 전문성을 결합한다. LG유플러스의 전화 AI로 앱 설치 없이 전화 한 통으로 AI를 쓰는 환경을 제공해 취약계층 접근성도 보강한다.

KT는 국민이 이미 쓰는 채널에 AI를 얹는 방식을 택했다. 전용 앱과 함께 포털 '다음', IPTV '지니TV' 등에 같은 AI 기능을 넣어 어디서 시작하든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무신사·직방·EBS 등 참여사 서비스 접점을 합치면 사용자 규모는 6000만을 넘는다. 업스테이지·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복수의 국산 모델과 리벨리온의 국산 NPU, 래블업·베슬AI의 GPU 운영 최적화 기술까지 결합했다. 이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관심사·일정·진행 중인 과업을 기억하는 개인화 메모리 기능도 더한다. 포털 '다음'의 검색 역량을 결합해 정보 탐색부터 전문 서비스 실행까지 하나의 흐름에서 제공한다.

모두의 AI 선정 컨소시엄 경쟁력 비교. (표=미리캔버스로 제작)

'AI 부익부 빈익빈' 해소 신호탄

모두의 AI 프로젝트 주요 목표 중 하나는 AI 접근성 격차 해소다.

2025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기준 국내 생성형 AI 이용자는 약 23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2100만 명이 챗GPT·제미나이 등 외산 AI의 무료 버전에 머물러 있다. 국민 3명 중 1명은 여전히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료 외산 서비스는 하루 이용량에 제한이 있어 돈을 내고 고성능 유료 AI를 쓰는 사람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AI 접근성 격차는 이미 국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국민의 70.1%가 생성형 AI를 쓰는 사이 캄보디아는 5.7%에 그쳐 국가 간 사용률이 12배 이상 벌어졌다. 국내로 좁혀도 대기업(49%)과 중소기업(29%), 수도권(40%)과 비수도권(18%) 기업의 활용률이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모두의 AI가 무료 제공과 소외계층 특화 서비스를 앞세운 것은 이 구조를 완화하려는 시도다. 선정된 3사도 접근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SKT는 앱 없이 전화·문자로 쓰는 방식을,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KT는 다음·지니TV 등 기존 채널 연계를 각각 진입점으로 삼았다.

"외산과 겨룰 품질이 관건"…인프라·수익성도 숙제

모두의 AI가 본격 발을 뗐지만 과제도 남는다.

최대 과제는 서비스 품질로 꼽힌다. 모두의 AI는 국산 모델을 50% 이상, 다른 국내 기업 모델도 30% 이상 활용하도록 규정했다. 연말 정식 출시되면 이용자는 무료 국산 서비스와 챗GPT·제미나이 등 유료 외산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게 된다. 국산 모델이 외산과 대등한 체감 성능을 내지 못하면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12월이면 외산 모델과 1대 1로 경쟁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품질을 그때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벤치마크 결과나 국민 사용성 평가를 봐도 현재 2단계까지 진행된 수준으로는 외산 모델과 겨루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에 투자한 성과가 실제 서비스에서 판가름 나는 만큼, 남은 기간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프라도 과제다. 정부는 올해 3사에 B200 GPU 512장을 지원한다. 이용량 제한 없는 무료 서비스에 2300만 명 규모 이용자가 유입되면 모델 추론과 서버 운영 비용이 함께 늘어난다. 2027년부터 정부 예산 지원이 시작되지만 구체적 규모와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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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구조는 사업 지속성과 직결된다. 과기정통부는 기본 기능은 무료로 유지하되,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될수록 토큰 사용량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이 수익모델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AI 서비스에 맞는 수익모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김 대표는 "1단계는 무료로 가야 하고 그 이후 비즈니스 모델은 각 사업자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인터넷 초창기 검색 광고가 등장하며 수익 문제가 풀렸듯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