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지출 4000조원 시대, 경쟁력은 거버넌스와 통제

아바스 리키 클라우데라 최고사업책임자(CBO)

전문가 칼럼입력 :2026/07/02 10:23

아바스 리키 클라우데라 최고사업책임자(CBO)

지난 2년 기업 인공지능(AI) 전략은 신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하려는 본능에 가까웠다. 퍼블릭 클라우드 계정을 만들고 오픈AI나 앤트로픽의 API 키를 발급받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속도를 우선했다. 그 결과 놀라운 실험이 가능해졌지만 이같은 접근법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AI 지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 5957억 달러(약 40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AI 인프라에만 1조 4315억 달러(약 2225조원)가 투입된다. 또 가트너는 지난해 조달 분야 AI가 이미 '환멸의 골짜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지출 규모는 커지는데 기대치는 현실과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신호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AI 확산 동력이 미래 비전에서 예측 가능한 투자 수익률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던지는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어떤 모델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어느 환경에서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정책 하에 운영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가 됐다.

아바스 리키 클라우데라 CBO (사진=클라우데라)

그동안 기업이 얻은 교훈도 있다. AI 모델의 상품화는 복잡성을 줄이지 못한다. 복잡성의 위치만 바꿀 뿐이다. 미스트랄이나 딥시크 같은 개방형 모델은 실험 비용을 낮추지만 오케스트레이션·거버넌스·평가·통합의 부담은 고스란히 사용자 몫이 된다. 기업 리더들은 이제 업무 단위당 경제성, 에이전트당 운영 부담, 추론 비용 대비 거버넌스 구축 비용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비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 AI 규제가 운영 환경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AI법의 고위험 의무 조항은 오는 8월 전면 시행되며 위반 시 최대 3500만 유로(약 618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싱가포르는 모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IMDA 테스트 도구를 앞세워 지역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일본은 AI 진흥법을 통해 자율 가이드라인 위에 산업별 규제를 더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AI 기본법 시행으로 고영향 AI에 대한 투명성 확보, 안전성 검증, 워터마크 부착, AI 영향 평가, 국내 대리인 지정이 의무화됐다. AI 시스템 전반을 포괄하는 선도적 입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면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전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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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각 국가가 서로 다른 규제 환경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현실 앞에서 단일 클라우드, 단일 국가에 기댄 AI 아키텍처는 구조적 취약점이 된다. 따라서 아태 지역 기업의 96%가 AI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지정학적 규제 대응책으로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클라우데라의 조사 결과다.

승리하는 아키텍처는 가장 저렴한 시스템이 아니다. 데이터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고 적절한 관할권 아래 운영되며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갖춘 시스템이다. 지속 가능성, 주권, 통제력 등이 새로운 AI 시대 3원칙이다. 이를 준비하는 기업이 다음 10년을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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