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은 당연히 이길 거라 생각했는데, 1대 0으로 지다니. 믿을 수 없네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A조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25일 낮 12시, 용인에서 광화문을 찾은 박 씨(20살)는 “크로스를 올려줘도 제대로 받은 사람이 없고, 상대편 골대를 향한 패스보다 반대쪽으로 보내는 백패스가 많아 아쉬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광화문 광장 거리 응원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의 얼굴엔 이날 날씨처럼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날 한국은 후반 18분 남아공 마세코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남아공에 1대 0으로 졌다. 연신 ‘대~한민국’, ‘손흥민 파이팅’을 외치던 시민들은 순식간에 표정이 냉랭해지며 침묵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패배의 충격은 컸다. 한국이 남아공보다 FIFA 랭킹에서 35계단 높고, 한국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 어려움에 처한다. 꼭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한국 팀이 매끄럽지 않은 패스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한국은 골 점유율은 60% 이상을 기록했지만, 전후반 통틀어 슈팅 수는 8대 13으로, 유효 슈팅 수는 3대 4로 모두 남아공에 뒤졌다.
대학생 강 씨(23살)는 “선수들의 패스와 크로스는 많았는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으나 경기 자체는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선수 기용이 아쉬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 감독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오현규 선수를 기용하고, 손흥민 선수는 후반에 투입했다. 지난 12일 체코전에서 오현규가 득점에 성공했고, 지난 19일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이 미지근한 플레이를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 씨(21살)는 “오현규를 투입한 게 문제가 아니라, 한국팀의 지주인 손흥민 선수를 굳이 대기조로 뺐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달라지는 만큼, 시민들은 평소보다 많은 기대를 품고 광장에 모였다. 주최 측인 KT와 대한축구협회, 붉은악마는 광장에 2만여 명의 응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광장엔 경기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1만 8000명, 오전 11시엔 2만명이 집결했다.
광장엔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월로 송출되는 바로 앞 자리뿐 아니라 세종문화회관, 이순신 동상이 자리한 구역까지 응원 인파가 가득찼다. 송파구에서 온 이 씨(40대)는 “체코, 멕시코전은 안왔지만, 오늘은 32강 진출이 경기인만큼 광장에 아들 학교에 말하고 아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에 자리잡은 강씨(20대)는 “멕시코전 응원이 재밌어서 또 왔다”며 “오늘 한국팀이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시작 5분 전 대형 스크린에 경기장 입장을 대기하는 한국 선수들의 얼굴이 나오자 관중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곧이어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라는 선창이 울려 퍼졌고, 광장 전체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전반 한국은 김민재 선수의 헤드슛 시도, 이강인 선수의 왼발 슈팅으로 열기를 끌어올렸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양천구에서 온 윤 씨(26살)는 “전반전은 경기장 측면을 살리지 못하고 크로스가 안됐다”며 “후반은 손흥민 선수가 투입돼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관련기사
- "피파, 한국서 북중미월드컵 모든 경기 예정대로 중계"2026.06.24
- "휴, 괜히 걱정했네"…유통업계 '월드컵 특수' 톡톡2026.06.24
- 월드컵 한국경기 열린 날, 모바일 트래픽 20% 올랐다2026.06.23
- "졌지만 잘 싸웠다"...광화문 월드컵 생중계 현장에 퍼진 탄성과 함성2026.06.19
윤 씨를 비롯한 관중들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간 이날 경기로 한국팀 32강 진출은 미지수에 빠지게 됐다. 한국팀은 조별리그 3경기 결과 최종 1승 2패, 승점 3점으로 A조 3위를 기록했고, 32강에 진출하려면 12개 조 3위팀 가운데 8위 안에 들어야 한다. 즉 현재 경기가 진행되는 타국 팀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대형 미디어월로 경기를 송출하는 KT는 "추후 32강 진출 여부를 보고 추가 중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