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금] AI가 AI 만드는 시대 오나…美·中, 개발 자동화 경쟁 속도전

저가·오픈소스 넘어 연구개발 효율 경쟁…중국, 제한된 연산 자원으로 美 추격

컴퓨팅입력 :2026/07/13 09:18    수정: 2026/07/13 09:23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저가 모델과 오픈소스 확산에 이어 AI 연구개발 자동화 분야에서도 미국 추격에 나섰다. 미국 AI 기업들이 AI가 스스로 코드를 만들고 성능 개선에 참여하는 기술을 차세대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유사한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AI 기업들은 자기개선형 AI 기술, 이른바 '재귀적 자기개선(RSI·Recursive Self-Improvement)'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AI가 인간 개입을 줄인 상태에서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고 후속 AI 시스템 개발에도 관여하는 개념이다.

미국에선 앤트로픽이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연구개발 업무에 투입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최신 모델 '미토스'를 통해 자기개선형 AI 구현 가능성을 부각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AI 연구개발 자동화를 주요 개발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 미모 AI 모델 개발을 이끄는 뤄푸리는 지난 3월 중국 중관춘 포럼에서 자기진화 기술의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주목받았다. 그는 당초 3~5년이 걸릴 것으로 봤던 AI 모델 자기진화 구현 시점을 1~2년으로 앞당겨 보고 있다.

뤄푸리는 "자기진화가 향후 1년간 AI의 가장 큰 흐름이 될 것"이라며 "AI 모델의 자기진화를 달성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경로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작=챗GPT)

홍콩 상장 AI 기업 미니맥스도 관련 성과를 공개했다. 미니맥스는 최신 M3 모델이 약 12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작동해 주요 학술대회 수상 논문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우선 집중하는 분야는 코딩과 AI 칩 운용에 필요한 '커널' 최적화다. 커널은 AI 칩에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돕는 핵심 코드로, 모델 추론 속도와 전력 효율에 영향을 준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 최상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가 어려운 중국 기업들에는 같은 칩으로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내는 커널 최적화가 중요해졌다.

앞서 바이트댄스와 칭화대 연구진은 지난 2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엔비디아 쿠다(CUDA) 환경에 맞춘 커널 최적화를 자동화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미니맥스도 M3 모델이 엔비디아 GPU에서 쓰이는 FP8 GEMM 커널을 약 24시간 만에 완전 자율 방식으로 최적화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람이 수행했을 경우 최대 2주가 걸렸을 작업이다.

알리바바도 유사한 사례를 공개했다. 알리바바는 큐원3.7-맥스가 자체 PPU 하드웨어 환경에서 약 35시간 동안 커널 최적화를 수행해 기준 구현 대비 10배의 연산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공개된 사례를 완전한 자기개선 AI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실험 실행, 코드 작성, 커널 최적화 같은 개별 업무 자동화와 AI가 스스로 연구 목표를 정하고 개선 방향을 판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앤트로픽도 클로드가 AI 연구개발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과 연구개발 목표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또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어떤 결과를 신뢰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영역에선 인간 연구자의 역할이 아직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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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최근 AI 가격 경쟁과도 연결된다고 짚었다. 중국산 저가 AI와 오픈소스 모델은 이미 기업 시장에서 챗GPT·클로드 등 고성능 모델의 가격 인하 압박 요인으로 부상한 상태다. AI 연구개발 자동화까지 성과를 내면 미국 선두 기업들은 성능 격차뿐 아니라 개발 속도와 비용 효율성도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구개발 자동화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모델 개선 속도와 연산 효율을 동시에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며 "미국 기업은 선도 모델의 성능 우위를 지키려 하고, 중국 기업은 제한된 연산 자원 안에서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격차를 좁히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