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관측 위성이 태평양에서 엘니뇨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기즈모도 등 외신이 보도했다.
기상학자들은 수개월 동안 엘니뇨의 발달 과정을 추적해 왔으며, 올해 발생할 엘니뇨가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위성 자료는 엘니뇨로의 전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유럽이 공동 개발한 센티넬-6 마이클 프레일리히 위성이 측정한 해수면 자료에 따르면, 높고 따뜻한 바닷물이 태평양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공개된 애니메이션에서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흰색,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덩어리로 표시된 이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는 '따뜻한 켈빈파(warm Kelvin wave)'로 잘 알려진 엘니뇨 전조 증상이다.
켈빈파는 지난 3월 초 형성돼 5월에는 남미 북서부 연안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위성 자료는 5월 중순 페루 인근 해수면 높이가 장기 평균보다 15cm 이상 상승한 사실을 보여준다. 해수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팽창하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은 해수 온도 증가를 의미한다.
이번 자료는 세계 주요 기상기관들이 수주 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가운데 공개됐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에서 나타나는 해수면 온도와 대기압의 주기적 변동 현상인 ‘엘니뇨-남방진동(ENSO)’의 온난 국면을 뜻하며, 전 세계 기온과 강수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에 강한 엘니뇨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엘니뇨가 심화될 경우 폭풍과 홍수, 가뭄, 폭염 등 극한기상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퍼 엘니뇨’ 우려 확산
최근 몇 주 사이 기후 모델들은 현재 발달 중인 엘니뇨의 강도를 더욱 높게 예측하고 있다. 5월 초 기준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최대 섭씨 4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엘니뇨’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슈퍼 엘니뇨’라고 부르고 있다.
관측된 켈빈파의 강도 역시 이번 엘니뇨의 위력을 가늠하게 한다. 기상학자 벤 놀은 5월 중순 해당 켈빈파가 일부 지역에서 평년보다 최대 7.5도 높은 수온을 지닌 심층수를 동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따뜻한 심층수는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차가운 바닷물이 표층으로 솟아오르는 용승 현상을 억제한다. 그 결과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며 엘니뇨 발생을 촉진하게 된다.
기상학자들은 현재의 켈빈파를 1997~1998년 발생한 초강력 엘니뇨 직전의 상황과 비교하고 있다. 당시 엘니뇨로 인한 극한기상은 전 세계적으로 약 5조7000억 달러(약 8886조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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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의 엘니뇨가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해 이미 변화된 기후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적인 엘니뇨 현상이 유발하는 기상학적 영향이 과거보다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이번 엘니뇨의 최종 강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상학계에서는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태평양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극한기상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