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문 닫았나 보네"…홈플러스 영업 중단 점포 가보니

입점 업체 정상 영업에도 발길 뚝…"지하로 손님 안 내려와"

유통입력 :2026/05/21 16:56    수정: 2026/05/21 17:07

“홈플러스 문 닫았나 보네.”

21일 점심시간 홈플러스 잠실점 앞을 지나던 직장인들이 건물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나눈 대화다.

이날 찾은 홈플러스 잠실점에는 마트 일시 영업 중단을 알리는 ‘임시 휴점 안내’와 ‘임대매장 정상 영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매장 밖 카트 보관대는 텅 비어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홈플러스 잠실점 외부에 임시 휴업 안내와 임대매장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홈플러스가 오는 7월 3일까지 잠실점을 포함한 전국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입점 점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일부 입점 업체는 정상 영업 중이지만 고객들은 점포 전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인식하면서 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불 꺼진 마트…입점 업체도 직격탄

잠실점 지상 1층 식당가에는 점심 식사를 하려는 직장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트가 있는 지하층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은 한산했고,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특히 신선식품 코너가 있던 지하 2층은 적막한 분위기였다. 흰 천으로 가려진 매장 내부는 불이 꺼져 있었고 진열대도 텅 비어 있었다. 지하 1층의 의류·완구 매장에선 일부 직원들이 내부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하에서 영업 중인 입점 업체는 대부분 지하 1층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여행사, 안경점, 코인세탁소, 사진관 등이 영업 중이었지만, 손님은 많지 않았다. 일부 공간은 이미 점포가 빠져나가 공실 상태로 남아 있었다.

2008년부터 잠실점에서 영업해온 점주 A씨는 “가게가 영업 중인 것을 아는 단골들은 찾아오지만 일반 고객들은 지하 1층까지 잘 내려오지 않는다”며 “작년에 기업회생 들어간 이후부터 마트에 물건이 줄어들자 손님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영업을 중단한 홈플러스 잠실점 외부의 쇼핑카트 보관소. (사진=지디넷코리아)

같은 층에 있는 점주 B씨도 영업 중단 이후 체감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B씨는 “예전에는 마트에 쇼핑하러 왔다가 매장을 찾는 손님도 있었는데, 요즘은 지하에 내려오는 손님 자체가 적다”며 “바로 옆 매장은 올해 3월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는 이 같은 현상이 잠실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업 중단 점포 내 입점 업체들이 정상 영업 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도 고객들은 마트 전체가 폐점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폐허 건물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나가긴 힘들다”…버티는 점주들

손님이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점주들은 당장 매장을 접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부 상권으로 옮길 경우 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데다 기존 단골 고객까지 잃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영업 중단 점포에 입점한 업체들이 위약금을 내지 않고 임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당수 점주들이 계약 해지 대신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영업 중단 점포 입점 업체 10곳 중 6곳은 계약을 해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사당점 앞에 부착된 호소문. (사진=지디넷코리아)

잠실점에서 만난 점주들도 당장 퇴점할 계획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점주 A씨는 “외부에 점포를 내려면 월세가 너무 비싸기도 하고, 매장을 찾는 단골들이 있어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영업 중단이 끝나는 7월에 상황을 보고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주 B씨 역시 “홈플러스 영업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지 일단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다만 점주들이 기대하는 홈플러스의 영업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난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 측은 “21일은 5월 급여일이지만 4월 급여 일부만 지급한 상태”라며 “상품 공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