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에 막힌 MBK…日 정부, 마키노 인수 제동

‘이중용도 물자’ 판단…공작기계 군사 전용 가능성 쟁점

디지털경제입력 :2026/04/26 11:05

일본 정부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작기계 제조사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이하 마키노) 인수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마키노가 생산하는 고성능 공작기계가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국가안보상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MBK 측에 마키노 인수 계획 중단을 권고했다. 마키노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닛케이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2017년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개정한 이후 첫 사례”라며 “공작기계가 무기 제조에 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상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키노 제품 (사진=마키노 홈페이지)

일본 정부는 마키노가 제조하는 공작기계가 민간 산업뿐 아니라 방위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마키노의 고성능 공작기계가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민감 품목이며, 관련 기술과 정보가 일본 내 방위장비 제조업체들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MBK는 지난해 6월 마키노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은행(IB)업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공개매수 가격은 마키노 보통주 1주당 1만1751엔이며, 매수 예정 주식 수는 자기주식을 제외한 2338만 8434주다. MBK는 약 8조원 규모의 6호 바이아웃 펀드를 활용해 인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환 및 외국무역법상 MBK는 인수 중단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권고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용 또는 거부 결정 기한은 오는 5월 1일까지로 전해졌다. MBK는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은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엄격히 심사하고 있고, 일본도 이를 본떠 범부처 차원 ‘대일 외국인투자위원회’ 설립 방침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본 정부의 판단은 전략 산업을 둘러싼 각국의 경제안보 강화 기조를 반영한 사례로 해석된다. 방산, 희토류, 핵심광물 등 국가 전략 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 심사가 강화되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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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이 참여한 사모펀드인 MBK를 둘러싼 기술 유출과 경제안보 우려는 국내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MBK는 2019년 두산공작기계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려 했으나,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에 따른 정부 반대에 직면하면서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산공작기계는 국내 기업에 매각됐다.

현재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서도 경제안보와 국가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광물 생산과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특성상, 인수 주체와 지배구조 변화가 국가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