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직원들 부글부글…"비즈니스 막고 C고과 늘렸다"

계열사 전배 우려까지 번진 노사 공방…사측 "직원 동의 따른 적법한 이동"

디지털경제입력 :2026/04/15 18:15    수정: 2026/04/16 08:19

방산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한화시스템에서 해외출장 처우와 인사고과 운영을 둘러싼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의 겸직 이후 출장 복지가 축소되고 C등급 고과 부여가 급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비용 절감 차원 운영 조정일 뿐이며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 노동조합은 최근 해외출장 항공권 기준과 인사평가 운영, 그룹 내 인력 재배치 문제 등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우선 해외출장 제도와 관련해 기존 취업규칙상 부장급 이상 장거리 출장자에게 적용되던 비즈니스석 탑승 기준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업규칙 조항은 남아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비즈니스 항공권 결재가 이뤄지지 않고, 이코노미석 이용을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 사옥

이성종 한화시스템 노조 위원장은 "10시간 이상 비행을 하는 출장을 가면 부장급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회사에서 취업규칙을 바꾸지 않은 채 이코노미로 결재를 올리지 않으면 출장 이틀 전까지도 결재를 안해주는 등 사실상 겁박하는 형태로 비즈니스석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장 일정이 끝난 후 며칠 개인 연차를 쓸 수 있었던 것도 게시판에서 항목을 일방적으로 삭제했다가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하고 논란이 되니 다시 바꿔놨는데, 문제는 '기획팀과 합의해서 결정하라'는 문구를 추가해서 직원들이 사실상 계속 반려당한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유가·환율 상승에 따라 임원들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등 비용 절감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지출성 경비 노력 동참 차원에서 이코노미 탑승을 독려하는 상황이며, 현업에서 성장할 후배들에게 출장을 독려하는 등 기회를 분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난 4월 남미 출장처럼 장거리 비행이 필수적인 경우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탑승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출장자 연차사용도 개인휴가 중 사고 발생, 휴가 사용 후 귀국일 차이에 따른 산재여부 등 법적 검토를 위해 잠시 삭제했다가 다시 업로드한 상황이었으며, 삭제된 시점에서도 복귀 항공권은 지원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C고과' 할당 논란…"징계 없는 연봉 삭감 도구"

인사고과를 둘러싼 입장차는 더욱 선명하다. 노조 측은 과거 1년에 2~3명에 불과했던 최하위 'C고과'가 손재일 대표 취임 이후 팀당 1명꼴로 급증해 대상자가 12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C고과를 받을 경우 연봉의 최대 10%가 삭감되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상 감봉 제한 폭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성종 한화시스템 노조위원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노조는 "별도의 징계위원회 없이 고과만으로 연봉 삭감을 단행하는 것은 사실상의 통제 수단"이라며 "C고과로 연봉 10% 삭감을 받은 인원 수를 공개하라고 해도 회사 측이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C등급 100명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근태나 업무 태도가 극히 불량하거나 회사에 손실을 초래한 경우에 한해서만 일부 부여하고 있으며, 노조 측이 주장하는 인원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고 반박했다.

계열사 간 인력 이동…"강제 전배될까 두려워"

경영적 판단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두고도 내부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미국 오버에어와 합작해 기술을 습득했던 무인기 관련 인력들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대거 전배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대표 겸직 체제가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향후 항공시스템개발팀이나 해양연구소 인력들도 타 계열사로 강제 이동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는 한화그룹 내 방산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24년 10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노조는 손 대표를 비롯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신 임원들이 한화시스템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기사

이성종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의 유불리를 떠나서 회사가 쪼그라드는 것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MRO 같은 알짜 사업을 다 떼주고 껍데기만 남긴 채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손재일 대표가 온 뒤에 이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는 기업 대외비 사항"이라면서도 "계열사 간 전배는 직원의 자발적 의사와 동의 하에 역량과 수요에 맞춰 적법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대표 겸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해양연구소 이동설에 대해서는 "예정된 바 없는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