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조명으로 더 밝아진 지구…더 어두워진 곳은

지구 밝기 2014년 이후 16% 증가…야간 조명이 드러낸 세계의 변화

과학입력 :2026/04/14 09:54    수정: 2026/04/14 09:57

밤에 켜지는 인공 조명으로 인해 2014년부터 2022년 사이 지구의 밝기가 약 16%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다만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 또는 빛 공해 저감과 에너지 절약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오히려 밝기가 감소하는 상반된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지난 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지구 관측 위성이 야간 지구 모습 (제공=Michala Garrison/NASA 지구 관측소)

과거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밤은 대부분 어둠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인공조명 이용이 늘면서 푸른빛과 황금빛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장관을 연출하게 됐다. 인공조면은 현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수면의 질 저하와 생태계 교란, 천문 관측 방해 등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다.

조명도 양극화…지역·전쟁·정책이 바꿨다

국제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지구는 전반적으로 더 밝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지역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전쟁과 자연재해로 타격을 입은 지역, 에너지 절약 정책이 시행된 국가에서는 야간 조명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주저자인 저 주(Zhe Zhu) 코네티컷대학교 원격탐사학과 교수는 “지구가 점진적으로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깜빡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구의 밝기 증가는 인도, 중국, 아프리카 일부 지역과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며 “반면 어두워지는 지역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사건뿐 아니라 정책적 요인에 의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유럽에서는 관련 정책 시행 이후 넓은 지역에서 밝기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밝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야간 인공 조명이 급격히 감소했다. 프랑스 역시 정책 도입 이후 야간 조명이 약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시간에 따른 세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 조명 변화 추세를 개별 사건과 지역적 요인으로 구분해 분석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쟁 상황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전쟁이 발생할 때마다 전력 공급이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대형 허리케인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장기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현상도 포착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블랙 마블’ 데이터가 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가시광선 적외선 영상 복사계(VIIRS) 장비로 수집된 데이터를 특수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야간 지구의 발광 현상을 분석한다. VIIRS는 NASA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공동 프로젝트인 ‘수오미 극궤도 위성(NPP)’과 NOAA-20 위성에 탑재돼 자외선부터 적외선까지 다양한 파장의 빛을 관측한다.

연구진은 해당 알고리즘이 달빛 반사, 오로라, 구름, 식생 그림자 등 분석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위성 센서는 LED 조명에서 많이 방출되는 푸른빛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실제 밝기 증가 폭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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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23년 전 세계 5만 건 이상의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인류가 거주하는 지역의 밤하늘 밝기가 지난 10년간 매년 약 10%씩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밤하늘의 별을 점점 보이지 않게 만들고 있으며, 천문 관측자와 전문 연구자들은 점점 더 외딴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저 주 교수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전력 공급 증가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며 “이는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이전에는 전력을 사용할 수 없던 지역에서도 전력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