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난항을 겪고 있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운영 조직을 3개 그룹으로 재편하고 리더십 교체에 나섰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는 계획을 접고 주요 클라우드 업체로부터 서버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자금 조달 난항과 수요 전망 변화가 맞물리면서 AI 인프라 확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스타게이트 컴퓨팅 조직을 ▲데이터센터 기술 설계 ▲클라우드·칩 업체 상업 파트너십 ▲현장 시설 운영 등 세 그룹으로 나누고 각 부문에 새 책임자를 배치했다. 해당 조직은 기존까지 그렉 브록만 오픈AI 사장 직속으로 운영돼 왔다.
인프라 총괄에는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사친 카티가 선임됐다. 인텔에서 네트워크·엣지 그룹(NEX)을 이끌며 수십만 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하는 초고속 네트워킹과 분산 컴퓨팅 분야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카티는 지난해 11월 오픈AI에 합류했으며 이번 개편을 통해 스타게이트 전략 재정비를 총괄하게 됐다.
오픈AI는 이달 초 텍사스주 애빌린의 오라클 스타게이트 확장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자금 조달 협상이 장기화된 데다 수요 전망이 달라지면서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최신 엔비디아 칩에 맞춰 새로 설계할 수 있는 신규 부지를 선호하고 있으며 현재 여러 주에 걸쳐 6곳 이상의 후보지를 개발 중이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은 오픈AI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픈AI는 당초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대출 기관들이 상환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계획이 장기 지연됐다. 결국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 클라우드·AMD·세레브라스 등과 공급 계약을 맺고 외부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컴퓨팅 투자 목표도 기존 1조4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약 870조원)로 절반 이상 줄었다. 오픈AI는 차세대 컴퓨팅 자원으로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플랫폼을 채택하고, 올 하반기 1기가와트(GW) 규모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전략 전환은 단순한 자금 문제를 넘어 AI 인프라의 구조적 딜레마를 드러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리적 인프라 구축 주기와 AI 수요 변화 속도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대형 데이터센터 공사 일정을 수요에 맞추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에 오픈AI는 '설계 주권은 내부에, 시공은 외부에' 맡기는 분리 전략을 택한 분위기다. 카티 영입의 핵심 목적도 데이터센터 직접 구축이 아닌 인프라 설계 관련 지식재산권(IP) 통제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조직을 기술 설계·파트너십·현장 운영으로 3분할한 것도 이 같은 전략 구조를 반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지 않더라도 설계 IP를 쥐고 있으면 협상력은 유지된다"며 "오픈AI가 노리는 건 구축이 아닌 통제"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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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은 새로운 부담 요인도 안고 있다. AWS, 구글 클라우드 등 인프라 공급 기업들이 동시에 AI 서비스 시장에서 오픈AI의 직접 경쟁자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급망 의존과 시장 경쟁이 동시에 형성되는 구조로, 협력사에 인프라 주도권을 내어주면서 서비스 시장에서는 맞붙어야 하는 모순적 구도다.
특히 오픈AI가 최근 공들이고 있는 AI 쇼핑·에이전틱 AI 서비스가 이 모순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에이전트 서비스의 수익성은 추론 비용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달려 있는데, 핵심 인프라를 경쟁사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비용 통제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 성능이 평준화되는 시점에 승부처는 인프라 효율로 옮겨간다"며 "오픈AI가 설계 IP 내재화에 성공하느냐가 중장기 경쟁력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