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패권이 알고리즘 경쟁을 넘어 자본과 에너지의 전쟁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자금줄을 위해 중동을 찾는 글로벌 빅테크가 늘고 있다. 천문학적인 연산 비용과 전력 인프라를 감당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중동 투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오픈AI·xAI, 수십조원대 자본 수혈 총력전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오픈AI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최소 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논의했다.
이번 라운드는 올해 1분기 중 마감될 예정이며, 성사될 경우 오픈AI 기업가치는 최대 83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10월 66억 달러 규모의 구주 매각을, 지난해 3월에는 소프트뱅크 주도로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일론 머스크의 xAI 역시 중동 자본을 확보하며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xAI는 지난달 카타르투자청(QIA)과 UAE의 MGX가 참여한 20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E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xAI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100만개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갖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안전' 강조하던 앤트로픽도 실리 선택
기술 윤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던 앤트로픽도 막대한 자본 수요 앞에서는 실리를 택했다. 앤트로픽은 이달 30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G 라운드를 통해 기업가치를 380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GIC와 함께 아부다비의 MGX가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9월 시리즈F 라운드에서 카타르투자청(QIA)을 사상 첫 중동 국부펀드 투자자로 합류시키며 전략적 변화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3월 61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시리즈E 단계보다 약 3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중동, 투자 넘어 'AI 인프라' 거점으로 부상
중동 국가들은 이제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글로벌 AI 컴퓨팅의 '물리적 허브'를 자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2월 'LEAP 2025' 콘퍼런스에서 아람코를 통해 AI 칩 스타트업 그록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담맘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추론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해 11월 UAE의 G42와 손잡고 2029년까지 총 152억 달러를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 계획에는 아부다비에 원자력발전소급 전력을 사용하는 5GW 규모의 거대 AI 캠퍼스를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QIA도 지난해 12월 브룩필드와 2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며 인프라 경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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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이달 유출된 내부 메모에서 중동 자본 확보가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선택임을 강조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동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의 거대한 자본이 존재한다"며 "우리가 기술 최전선에 머물고자 한다면 이 자본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자본 없이는 최전선을 유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