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유전자 한 방에 조립…바이오파운드리 플랫폼 활용 기대

생명연, 수개월 걸리던 미생물 설계 및 균주 구축 공정 3일에 끝내

과학입력 :2026/01/21 15:31

80%이상 성공률로 한 번에 최대 8개까지 유전자를 동시 조립하는 자동화 기술이 개발됐다. 향후 바이오파운드리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대두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합성생물학연구센터 이대희 박사 연구팀(제1저자 성민준 연구원)이 여러 유전자를 한 번에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조립 플랫폼 ‘이피모듈러(EffiModular)’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다중 TU 플라스미드 구축을 위한 이피모듈러 전략 개요도. 첫 번째 단계에서 레벨 0 파트 플라스미드와 커넥터를 GGA를 통해 조립해 레벨1 전사 단위(TU) 단편으로 조립한다. 각 TU 단편의 양 끝에는 재조합에 필요한 상동성을 제공하는 커넥터 서열(예: S–1, 1–2, 2–E)이 위치하게 된다. 이 TU 단편들은 선별 마커와 복제 원점을 포함하는 선형화된 벡터와 함께 형질전환된다. 효모 매개 상동 재조합은 이러한 단편들을 정의된 순서로 여러 TU를 포함하는 레벨 2 플라스미드로 조립한다.(그림=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생물을 이용해 의약품이나 친환경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유전자가 서로 균형을 이루며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과정이 필수다. 그러나 필요한 유전자를 하나씩 조립하고 일일이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조립이 쉽지 않고, 성공률도 낮았다.

이대희 박사는 "이 플랫폼은 커넥터를 활용해 여러 유전자를 마치 레고 블록처럼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단 한 번의 실험으로 최대 8개 유전자를 동시에 조립하면서도 8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항산화 물질이자 기능성 식품 원료로 널리 알려진 베타카로틴(β-carotene) 생산 과정을 모델로 유전자 조합을 다양하게 바꿔보며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단 3일 만에 베타카로틴을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 효모 균주 120가지 버전을 만들어 냈다. 통상 120가지 균주를 만드는데는 수개월이 걸린다.

연구팀은 또 이렇게 만든 120종의 균주에서 베타카로틴 생산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crtI) 작동 정도가 전체 생산량을 크게 좌우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른 유전자들이 충분히 활성화돼 있더라도 특정 유전자(crtI) 발현이 약할 경우 전체 생산량이 크게 제한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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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 왼쪽이 연구책임자 이대희 박사.(사진=생명연)

이대희 박사는 “이 기술은 바이오파운드리 환경에서 고속·대량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며, “향후 인공지능 기반 설계 기술과 결합할 경우 차세대 바이오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합성생물학 및 바이오공학 분야 국제학술지(Trends in Biotechnology, IF 14.9, JCR 1.4%)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