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연말 관행이었던 ‘종무식’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올해 별도의 종무식 행사 없이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권장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종무식 대신 세계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신년 전략 구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 글로벌 전략회의를 잇달아 마치고 임직원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이후 남은 휴가를 자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새해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준비를 맡은 인력은 예외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신년 사업계획과 경영 전략 수립에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CES에 앞서 서울 서초사옥에서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도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연차를 사용하는 분위기다. 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29~31일 공동 연차를 사용한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이달 중순부터 사실상 연말 업무를 마무리했다. LG생활건강은 사옥 이전 일정으로 19일부터 권장 휴가를 시행 중이며, 다른 계열사들도 26일부터 연말까지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22일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신년사 영상을 미리 보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종무식을 별도로 열지 않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신년회는 유지한다.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HD현대그룹, GS그룹도 종무식을 생략하고 계열사별로 연차 사용을 권장하거나 자율적으로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다. LS도 30일과 31일 이틀간 권장 휴가를 실시한다.
관련기사
- 불확실성에 빨라진 재계 인사 시계…내년 전략 앞당긴다2025.10.20
- 4대 그룹 새해 키워드는 'AX'...혁신 가속화2025.12.29
- 고환율 역풍…새해 첫 분기 기업 체감경기 또 기준치 아래2025.12.28
- "제조 AX, 생존 좌우"…정부, 내년 M.AX 얼라이언스 7천억 투입2025.12.24
일부 그룹은 공동 연차를 운영해 전 직원이 연차를 사용하도록 한다. 두산그룹은 24~31일, 효성그룹은 24일과 26일, 1월 2일 등 징검다리 기간에 구성원들이 공동 연차를 사용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무식이나 신년회는 아직 유지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연말 종무식을 생략한 지는 꽤 됐다”며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