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새 CEO 선임 과정서 창업자-주주 ‘갈등’

추천 이사회 후보 서로 엇갈려…"충돌하지는 않아"

유통입력 :2025/12/30 09:33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 창업자가 회사의 새 수장을 선임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에 변화를 요구하면서 주요 주주 중 한 명과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칩 윌슨 룰루레몬 창업자는 내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이사 후보로 3명을 추천한 상황이다. 그가 추천한 후보는 온홀딩스 전 공동 최고경영자(CEO) 마르크 마우러, ESPN 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로라 젠틸레, 액티비전 전 CEO 에릭 허쉬버그다.

룰루레몬은 아직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통상 6월에 개최된다. 룰루레몬은 “후보들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현 이사회를 두고 “회사 방향과 성장 전략 실행에 대한 효과적인 지침을 제공할 역량을 갖춘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사회”라고 평가했다.

룰루레몬 BI. (사진=룰루레몬)

회사 지분 8% 보유한 윌슨 창업자는 새 CEO 선임과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 궤도 복귀를 추진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내년 1월 말 퇴임 예정인 캘빈 맥도널드 CEO의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주요 투자자와 의견 불일치 상황을 맞닥뜨리면서다. 룰루레몬에 10억 달러(약 1조4천300억원)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소매업계 임원 제인 닐슨을 잠재적인 CEO 후보로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윌슨 창업자와 엘리엇 펀드가 별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윌슨과 친밀한 한 관계자는 “윌슨이 엘리엇 펀드가 자신의 움직임과 충돌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룰루레몬은 최근 몇 분기 동안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인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윌슨 창업자는 이번 이사 후보들이 잃어버린 브랜드 이미지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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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중 한 명인 마우러는 신생 피트니스 브랜드의 빠른 성장을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인기 러닝화로 마우러가 몸담았던 온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도 했다.

액티비전 블라지드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데스티니 등 대형 흥행작 출시를 총괄한 허쉬버그는 이사회의 마케팅 전문성을 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틸레는 여성 스포츠를 집중하는 디즈니 산하 ESPNW를 설립했으며, 올해 여성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브랜드 빌딩 스튜디오 ‘스토리드 스포츠’를 시작하며 핵심 고객층인 여성 공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